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모인’에 대해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를 또다시 보류한 것을 두고 관련 업계가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두 번 연속 심의를 보류한 것은 정부의 암호화폐 ‘주홍글씨’가 일부 작용한 것이 아니냔 판단입니다. 과기정통부는 모인이 제외된 이유를 두고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금융 규제샌드박스에도 모인과 유사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안건이 접수되고 있어 금융위, 법무부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모인은 금융 규제 샌드박스 시행인 4월 1일에 통합된 기준으로 심사를 다시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모인은 총 5가지 사안인 △3만 달러(약 3300만원)로 제한된 해외송금액 완화 △외화 수취시 고객 절차 간소화 △일간 거래내역 보고절차 간소화 △외화송금 해외업체 국내 등록 △암호화폐 해외송금 허용 등의 임시허가와 실증규제특례 요청 등의 완화를 위해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습니다.
특히 암호화폐 해외송금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이미 법무부와 금융위 등 대다수 부처들이 반대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명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모인 측은 암호화폐 해외송금이 자금세탁 등 범죄 활용을 우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안전성이 무엇보다 뛰어나다고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컨트랙트로 모든 거래 기록과 송금 경로를 추적할 수 있어 범죄 이용 소지가 전혀 없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해외 각국의 블록체인 해외송금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추세도 전했습니다. 기존의 중앙화 해외송금 시스템인 스위프트의 단점을 개선하고 수수료를 낮추는 등 이용자 편의성 제고에 힘쓰는 와중에 국내 금융 시장에서도 하루바삐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3대 암호화폐로 평가받는 리플은 블록체인 해외송금 플랫폼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최근 블록체인 해외송금에 스테이블코인 활용도가 크게 주목받고 있어 오랜 세월 해외송금을 책임졌던 스위프트의 퇴진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인식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합리적 인식보다 고정관념을 가지고 부정적으로만 바라본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 경쟁은 한참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현 정부 내내 빗장이 풀리지 않는다면 막대한 기회 비용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