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을 29년 동안 이끌며 국내 치킨업계 1위 자리에 올려놓은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14일 경영 퇴임을 선언했습니다.
교촌치킨은 이날 권 회장의 퇴임 소식을 전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임 대표이사는 황학수 현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이 선임됐습니다.
업계에서는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업체 대다수가 창업주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권 회장의 퇴임을 신선한 충격이라는 반응입니다.
다만 일부에서는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한 2선 퇴임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부터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완수하기 위해선 갑질 논란과 치킨값 인상 주범, 배달료 도입의 원흉이라는 각종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던져야합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4월 코스피 상장 추진을 공식화한 후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0년 상장 달성이란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권원강 회장의 6촌 동생 권모 상무의 직원 폭행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더욱이 치킨값 인상과 배달료 도입이라는 총대를 메고 일종의 ‘담합’으로 의심할 수 있는 가격 인상을 주도했다는 비난도 받았습니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2017년 기준 교촌치킨은 318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인 BBQ는 2417억 원, 3위 bhc는 231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외식업체들의 증시 상장은 쉽지 않은 형국입니다. 과거 외식업체 첫 상장으로 이목을 사로잡은 ‘쪼끼쪼끼’의 태창파로스는 횡령과 배임, 구미에 맞는 대주주 교체 등 구설수에 오르면서 결국 상장폐지됐습니다. 할리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bhc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쓴맛을 봤습니다. 카페베네와 커핀그루나루도 주관사 선정에 나서며 의욕적으로 IPO를 준비했지만 튼튼하지 못한 기반에 얼마 못가 제풀에 상장 도전을 포기했습니다.
현재 직상장에 성공한 국내 프랜차이즈는 외식업계가 아닌 BGF리테일, GS리테일 등 편의점업계에 불과합니다.
디딤과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상장에 성공했지만 스팩과 합병 방식으로 우회상장해 진정한 의미의 상장은 아니라는 평가입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의 경우 유래 없는 경영진의 갑질 논란에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습니다.
MP그룹은 지난 12월 10일 열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대신 경영 개선기간 4개월을 부여받았습니다. MP그룹은 개선기간이 종료되ㅖ 내달 10일 개선 계획 이행내역서와 그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합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상장 폐지가 유력하지 않겠냐는 관측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교촌치킨이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지만 사실상 치킨 외에는 사업 확장 가능성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갑질 논란에다 가격 상승 주범이라는 인식도 해소되지 않았고 외식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가문제를 일으킨 외식업체들은 가급적 증시 상장을 막아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