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재분배 등 소득주도성장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내년 국가 예산 집행을 500조 원 이상으로 잡았습니다. 올해 역대 최대 예산 편성을 1년 만에 가뿐히 넘기는 등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게 됐습니다.
정부는 2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20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을 의결했습니다.
지침에는 내년 재정운용 목표인 혁신경제 도약과 포용국가 기반 강화를 위해 소득재분배, 혁신성장 등에 예산을 집중 투입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최근 반도체 분야 등 수출 효자 종목이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출 감소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경제전문가들은 내년 경기가 더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대한 재정을 많이 풀어 내수 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입니다.
특히 고용과 분배 등에 더 많은 예산을 할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당초 504조6000억 원의 목표치를 설정했으나 이번 지침에서 볼 수 있듯 이보다 더 많은 예산 편성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번 지침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내년 예산을 기획재정부에 요구할 때 참고하는 가이드라인이기 때문에 향후 변경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해 국회에서 확정된 올해 예산은 469조5751억입니다.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2018∼2020년 국가재정 운용계획에서 내년도 예산 규모를 504조6000억 원으로 반영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내년 예산 4대 중점투자 방향으로 활력경제, 따뜻한 사회, 혁신미래, 안전한 생활 등을 제시했습니다. 상생형·사회서비스형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생활밀착형 사회간접자본(SOC)·노후SOC 인프라 투자를 확대합니다.
또한 기초생활보장 강화 등 1분위 중심의 저소득·취약계층 소득기반을 늘리고 실업부조 도입 등 고용안전망을 강화합니다. 혁신 산업을 위해 수소, 데이터, 인공지능(AI), 5세대(5G), 바이오헬스 등 4대 플랫폼, 8대 신산업을 육성하고 제2 벤처붐 확산 정책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재난 수준에 가까운 미세먼지의 저감화를 위해서도 1조 이상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예산안은 오는 5월 31일까지 각 부처의 예산요구서를 받아 편성한 뒤 9월 2일 국회에 제출됩니다.
안일환 기재부 예산실장은 “국제통화기금도 적극적인 재정운용을 권고했고 거시경제 측면에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내년 예산 편성은 경제혁신도약과 사람중심 포용국가를 목표로 4대 재원배분 중점과 3대 핵심투자 패키지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