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4위인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이 향년 70세로 별세했습니다.
8일 한진그룹은 조 회장이 미국 LA에 소재한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다고 전했습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 목적으로 LA 근처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회장의 임종 당시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마지막 순간을 함께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부인과 차녀는 미국에서 병간호 중이었고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은 주말에 연락을 받고 미국으로 급히 출국했다는 전언입니다.
한진그룹은 현재 운구 절차 등 장례를 논의하고 있으며 조만간 자세한 일정을 밝힐 계획입니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갑작스런 비보에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이날 그룹 사장단 회의를 열고 회사 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조 회장은 1949년 인천 생으로 고 조중훈 대한항공 창업주의 장남으로 인하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인하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지난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45년 동안 회사 성장과 국내 항공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판입니다.
정비와 자재, 기획, 영업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치면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1984년 정석기업 사장, 1989년 한진정보통신 사장을 지냈습니다. 1992년에는 대한항공 사장에 오른 뒤 1996년 한진그룹 부회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과 해외 연기금 등의 반대로 최고경영자가 된 지 20년 만에 사내이사 자리를 내려놓았습니다.
한진그룹 측은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몸담은 이래로 반세기 동안 ‘수송보국’(輸送報國) 일념 하나로 대한항공을 글로벌 선도항공사로 이끄는 데 모든 것을 바쳤다”며 “대한민국 항공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위상을 높이는 등 사실상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고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한편 조 회장의 별세로 인해 관련된 수사는 모두 종료될 방침입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0월 불구속 상태에서 배임·횡령,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