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오는 2030년까지 현재 1kg당 8000원인 수소 가격을 반값 수준인 4500원까지 낮추겠다고 29일 발표했습니다. 경유보다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 수소 에너지원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청사진입니다.
김영두 가스공사 사장 직무대리는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러한 내용이 담긴 ‘수소 사업 추진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13만t에 불과한 수소 공급을 2022년 48만t까지 공급량을 크게 높이고 2040년에는 526만t까지 확대할 방침입니다. 이에 가스공사는 2022년 47만t, 2030년 173만t, 2040년 345만t까지 수소 공급을 확대합니다.
가스공사는 수소 생산시설도 순차적으로 날려가 해외 수입 조달 비중을 낮추는 등 국내 수소연료 생산 비중을 높일 계획입니다. 2022년까지 울산 등 주요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생산시설 9개소를 구축합니다.
수소연료는 석유정제 과정에서 추출할 수 있고 LNG에서도 추출하는 등 다양한 추출 방법이 있습니다.
또한 2025년까지 수소 생산시설을 15개로 확대하면서 국내 생산량을 최대 100만t까지 높입니다. 수요가 더욱 늘어나면 해외 수입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김 직무대리는 “LNG에서 수소를 직접 추출하는 방식을 주된 수소 생산 방식으로 택할 것”이라며 “국내 수소 수요가 100만t 이하면 국내에서 주로 생산하나 이를 넘어서면 해외 수입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외 수입 거점은 호주를 택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호주는 재생에너지를 통해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얻거나 석탄 분해로 수소 추출에 나서는 자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상이 이뤄진다면 수소 가격은 현재 1kg당 8000원에서 2030년 4500원, 2040년에는 3000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수소차로 100km 주행을 하면 8300원이 듭니다. 휘발유는 1만1600원이며 경유는 8700원입니다. 정부의 수소 전략은 현대자동차 등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수소차 대중화 플랜과 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수소차 공급을 확대하고자 보조금 혜택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수소연료 가격이 점차 낮아진다면 소비자들의 수소차 선택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기대입니다.
다만 수소차 인프라가 현재까지 충분치 않은데다 인프라 구축을 위한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는 것은 장기적인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입니다. 단순히 수소 가격 하락만으로 수소차 활성화를 도모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기술과 상용화에 한국이 한발 뒤쳐진 형국에서 수소차로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한 전략적인 결단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차에 대한 상용화 움직임이 크지 않다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에 비해 수소차가 연료 비용에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라며 “수소차 프로젝트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은 의도는 좋지만 현실성을 감안한 종합적인 대책이 다소 아쉬운 장면”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