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인 대기업집단에 지정됐습니다. 당초 네이버의 지정도 유력하다는 전망이었지만 일본 라인 등 해외 계열사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면피에 성공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카카오 등 신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대상을 발표했습니다. 카카오는 앞으로 상호출자제한에 포함하는 대기업집단으로 다양한 규제를 적용받게 됩니다. 카카오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국내 게임 및 포털 업계 최초입니다.
카카오는 앞으로 계열사 간에 상호출자를 못하고 채무 보증도 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의 단골 논란인 일명 ‘일감 몰아주기’ 등 계열사 간 밀어주기로 볼 수 있는 행위는 일체 금지되는 셈입니다.
또한 비상장사라 할지라도 중요사항에 대해선 의무적으로 공시해야하며, 대규모 내부거래가 발생할 경우 이사회 의결과 현황 공시에 나서야 합니다.
이밖에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고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될 경우 허위자료 제출 등 회사의 잘못에 대한 법적 책임도 져야합니다.
카카오는 몇 년 동안 인수 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몸집을 크게 불려왔습니다. 계열사를 포함한 카카오의 지난해 자산은 총 10조6000억 원으로 집계됩니다. 전년 8조5000억 원대에서 1년 만에 2조1000억 원이 증가했습니다. 카카오 자산총액 순위는 32위입니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 5월 이미 자산 5조 원을 넘기면서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2017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기준이 10조 원으로 변경되면서 준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됐습니다.
한편 네이버는 해외 계열사를 자산 총액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자산 8조3000억 원으로 대기업집단을 벗어났습니다. 국내 대표 게임사인 넥슨(7조9000억 원)과 넷마블(5조5000억 원)도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 집단)에 그쳤습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기업집단 지정의 세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해 연결매출 2조4000억 원, 영업이익 730억 원으로 같은 기간 5조6000억 원, 영업이익 9000억 원을 기록한 네이버에 한참을 뒤지고 있습니다.
계열사의 자본을 모두 더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 방식을 고수하더라도 네이버의 해외 계열사를 제외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콘텐츠와 같은 무형자산에 대한 판단, 자회사 형태로 회사를 분사시킨 것에 대한 중복 자산 인정 등도 판단이 애매모호하다는 견해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IT기업들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새로운 플랫폼과 기술 개발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카카오도 네이버와 같이 정치적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국내보다 해외 기반 계열사를 많이 두는 꾀를 부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