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측정의 날인 5월 20일 국제단위계의 7개 기본단위 중 4개 단위의 표준이 100여년 만에 바뀝니다. 변경되는 4개 단위는 킬로그램, 암페어, 켈빈,몰인데요. 한번에 4개 단위의 정의가 바뀐 적은 초유의 일입니다.
이번에 표준이 바뀌는 단위 모두 물질의 양 대신 플랑크 상수, 기본 전하, 볼츠만 상수, 아보가드로 상수라는 고정된 값의 기본상수를 기반으로 하게 됩니다.
지난 1875년 5월 20일 도량형의 세계적인 통일을 처음으로 논의한 미터협약 이래로 144년 만에 모든 기본단위가 ‘불변의 속성’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각각의 단위는 완벽하지 않았는데요.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단위를 정의하기 위해 만든 물체가 미세하게 변하는 등의 이유로 단위의 오차를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킬로그램의 경우 ‘국제킬로그램원기’의 질량을 정의로 하고 있습니다. 1㎏은 백금 90%와 이리듐 10%로 만든 원기둥 모양의 국제킬로그램원기의 질량입니다. 하지만 10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프랑스 국제도량형국 지하 금고에 보관된 원기의 질량이 수십 마이크로그램 변하고 말았습니다. 원기의 표면이 서서히 산화된 것인데요.
이러한 불안정성을 제거하기 위해 플랑크 상수라는 고정된 값의 기본상수를 킬로그램의 새로운 정의에 사용했는데요.
플랑크 상수는 ‘기계적 일률과 전기적 일률은 같다’는 원리를 이용해 질량을 연결하는 ‘키블 저울’이라는 측정기기를 통해 산출됩니다. 플랑크 상수의 단위에 킬로그램이 포함돼 있어 정확한 킬로그램을 정의할 수 있는 것입니다.
키블 저울을 제작해 운영하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6개국뿐이며, 미국과 캐나다 등의 표준기관이 측정한 플랑크 상수 평균값을 토대로 킬로그램의 국제표준이 재정의 됐습니다.
온도 단위인 켈빈의 경우, 물에 의존해 정의한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1Kg은 물의 삼중점에서 열역학적 온도를 273.16으로 나눈 값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러나 물이라는 물질 자체가 가진 불안정성을 제어할 수 없었습니다. 물에 포함된 원자들의 동위원소 비율이 달라지는 등의 이유로 온도의 기준이 미세하게 흔들렸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켈빈의 정의에는 볼츠만 상수를 사용했습니다.
특히 암페어의 경우 정의부터 불분명해서 현실과 동떨어진 면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무한히 긴’ 평행한 직선은 현실에서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진행 = 이유정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