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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착] 美中 무역전쟁, 화웨이 둘러싼 이해관계(下)

미국의 집중적인 견제에 화웨이는 동남아시아와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동남아의 대표 시장인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의 투자 규모를 한층 증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 1분기 화웨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나 대폭 늘어났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40여 개 나라에 상업용 5G 계약을 체결했으며 7만 개 이상의 5G 기반 스테이션을 수출했습니다.

파이넌셜타임즈(FT)는 최근 ‘왜 미국에는 화웨이에 대적할 라이벌 기업이 없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1990년대까지 전 세계를 주도하던 미국의 통신기술이 쇠락의 길을 걷게 된 배경에 주목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 1996년 제정된 미국의 정보통신법은 무선통신사업에 진입장벽을 낮추고 신규 사업자의 시장 참여를 대폭 확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관련 법이 시행된 후 무선통신시장에 중소업체가 난립하면서 네트워크 중복투자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미국의 최대 통신장비업체 루센트와 모토로라는 재정이 열악한 중소업체들에게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네트워크 장비를 공급하게 됩니다.

이후 업계가 출혈 경쟁 양상으로 치닫는 등 시장이 포화되자 다수의 중소 통신사업자들은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이들에게 금융을 대가로 제품을 공급했던 장비업체들 역시 재정난에 시달리는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적 악화가 극심했던 루센트의 경우 지난 2006년 프랑스 기업 알카텔에 흡수 합병되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글로벌 무선통신 시대의 주역이었던 모토로라도 구글과 레노버를 거치며 주인이 바뀌게 됩니다.    

현재 5G 상용화 시대에서 미국 국적의 메이저 통신장비 업체는 전무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삼성전자를 비롯해 화웨이,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이 사실상 5G 네트워크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요 싱크탱크로 잘 알려진 허드슨연구소의 토마스 듀스터버그 수석 연구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5G 경쟁에서 승리하긴 쉽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전역에 걸쳐 새로운 5G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선 최소 수천 억 달러의 시설 설비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개보수 비용도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진단입니다.

미국 대표 통신사인 AT&T, 버라이즌 등은 높은 부채비율로 투자에 나서기 힘든 상황으로 정부가 인프라 확충을 주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5G 네트워크 장치를 노키아와 에릭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과연 노키아와 에릭슨이 미국 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견해입니다.

듀스터버그 연구원은 “현재까지 5G 사업에서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 미국 정부와 관련 업계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이 유력한 대안책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이란 기존의 하드웨어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중앙 서버가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구성으로 전환하게 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통신사업자들은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자체 물리적 통신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 없이 효과적인 네트워크 연결을 꾀할 수 있습니다. 자본집약적 장치산업이 지식집약적 소프트웨어 위주로 전환되는 일종의 탈중앙화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에는 첨단 컴퓨터와 클라우드 시스템 기술이 핵심으로 작용합니다. 이미 미국은 해당 분야에서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스프트, 오라클, IBM, HP, 시스코 등 우위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퀄컴과 AMD와 같은 반도체 업체들이 결탁해 협력에 나서게 된다면 빠른 시간 안에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 등 국내 ICT업체들은 어떠한 스탠스로 전략을 짜야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며 “미중 무역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친중 노선에서 벗어나 중립적이며 실익을 추구하는 외교로 기업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수형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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