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악명 높은 악성코드는 전부 모아놓은 삼성전자 노트북이 온라인 경매에서 134만5000달러(약 16억 원)에 판매돼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28일(현지 시각) 미국 IT 전문매체 엔가젯은 이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해당 노트북은 ‘혼돈의 지속’(The Persistence of Chaos)이란 이름이 붙여졌고 행위 예술가 구오 오동이 만든 예술 작품입니다.
이 노트북은 삼성전자의 ‘NC10-1GB’ 모델로 워너크라이를 비롯한 아이러브유, 블랙에너지, 마이둠, 소빅, 다크테킬라 등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대표 악성코드 6개가 전부 다 들어있습니다.
워너크라이의 경우 지난 2017년 5월 배포돼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150여 개 국가의 온라인망을 마비시킨 유명한 악성코드입니다. 20만 대 이상의 컴퓨터를 감염시키면서 4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피해를 냈습니다.
2000년부터 배포되기 시작한 아이러브유도 악성코드의 역사를 작성했습니다. 명칭 그대로 프로포즈를 가장한 악성코드입니다. 필리핀에서 만들어져 아시아와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됐습니다.
악성코드 개발에 사용된 언어는 비주얼 베이직으로 단순하지만 전 세계 약 308만 대의 컴퓨터를 감염시킬 만큼 많은 이들이 ‘사랑 고백’에 현혹됐습니다.
아이러브유는 지금도 여러 변종 파일로 떠돌아다닐 정도로 후유증이 여전한 상태입니다. 간단한 코드지만 실행 속도가 매우 빨라 강제 종료할 틈도 없이 컴퓨터를 감염시킵니다. 당시 vbs 파일에 대한 악명은 공포심을 느끼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블랙에너지는 2015년 우크라이나 정전 사태를 초래한 악성코드입니다. 전 세계 최초로 국가 인프라까지 마비시킨 강력한 성능에 블랙에너지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해당 노트북에 담은 6개 악성코드가 전 세계에 입힌 피해 규모는 총 950억 달러(약 11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구오 오동은 “추상적인 사이버 위협을 물리적으로 구현하고자 이 작품을 만들었다”며 자신의 예술 작품을 높이 평가하고 가치를 인정해준 낙찰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편 해당 노트북은 사이버보안업체 딥인스팅트가 위탁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트북에 담긴 악성코드들이 행여나 다른 곳으로 퍼질 가능성을 대비한 개별 보관입니다. 노트북 낙찰자는 설치된 악성코드를 퍼트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하고 해당 노트북을 인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