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의 인수합병 후보가 5곳으로 압축됐습니다.
2일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마감된 넥슨 매각 본입찰에는 카카오와 넷마블 등 전략적 투자자 2곳과 BK파트너스, KKR, 베인캐피털 등 재무적 투자자 3곳이 참여했습니다.
텐센트는 본입찰 참가 신청을 내지 않았지만 넷마블의 3대 주주이자 카카오의 2대 주주이기 때문에 둘 중에 한 곳이 우선입찰권을 획득하면 자연스레 발을 담글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텐센트가 적극적으로 나서기엔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최소 10조 원에서 최대 15조 원이 필요한 이번 인수전이 자칫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넷마블과 카카오 역시 텐센트의 이러한 포진을 감안해 경영권에 일체 간섭하지 않고 자금 수혈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텐센트는 과거 리그오브레전드로 잘 알려진 라이엇 게임즈를 인수한 후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매물 대상인 넥슨 지주사 NXC의 지분 98.64%는 10조 원의 가치를 훌쩍 넘어가고 있습니다. 넥슨 보유 지분의 47.98%는 현 시세로 6조 원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넥슨이 상장된 일본 증시의 공개 매수 조항을 감안할 경우 인수대금은 더욱 치솟을 수 있습니다.
넷마블과 카카오 모두 인수 대금을 자력으로 조달할 수 없는 수준이라 결국은 텐센트를 포함한 컨소시엄 시나리오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NXC와 매각주관사인 UBS, 도이치증권이 본입찰까지 개별 입찰 참여를 고수하면서 현재 인수후보들은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관련 업계는 던전앤파이터와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등 넥슨의 주요 게임들을 운영하고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다양한 수익 창출을 감안한다면 넷마블과 카카오를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반발하고자 재무적 투자자끼리 연합해 대항할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본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들은 NXC가 보유한 일본 넥슨 지분이외의 나머지 지분을 사들인 뒤 한국 등으로 이전 상장해 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투자금 회수를 전제로 감안한다면 사모펀드 연합전선을 만들어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입니다. 차후 예비 입찰 때 새로운 업체들의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도 열려있습니다.
한편 김정주 NXC 회장은 미국 등 해외 SI 참여를 위해 본입찰 기한을 24일에서 31일로 연장하고 지난달에는 월트디즈니를 직접 찾아 인수 의향을 타진하기까지 했다는 후문입니다. 국내 업체보다 글로벌 업체에 넘기고 싶다는 간접적 의사 내지 더 많은 업체들의 인수전 참여로 가격을 크게 올리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김 회장이 원하는 가격대와 인수업체들이 희망하는 가격대가 큰 차이를 보이면서 본입찰이 3차례나 연기됐다”며 “컨소시엄이 잘 이뤄진다 해도 결국 가격대의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매각이 철회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진행 = 김지연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