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블록체인협회가 후임 회장에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장의 선임을 예고했습니다. 오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캠프에 합류해 금융정책에 대한 총괄적인 설계에 나섰던 금융 원로인사입니다.
협회는 오는 24일 임시총회를 열고 오 신임 회장 선임에 나선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오 신임 회장의 임기는 3년입니다.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현 정부의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 정책에 지속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협회는 지난 3월 이사회를 열고 진대제 회장이 퇴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차기 회장 물색에 나섰습니다. 진 회장에 앞서 김화준 상근부회장도 퇴임하면서 협회 출범에 기여한 핵심 인사들은 사실상 2선으로 내려앉게 됐습니다.
오 신임 회장은 1948년 생으로 서울대 경영학 학사 석사 학위, 미국 워튼경영대학원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와 드렉셀대 교수를 역임했으며 금융감독원으로 자리를 옮겨 부원장을 지냈습니다.
금감원을 나온 뒤에는 SC제일은행 부회장, 영국 SC그룹 특별고문 등을 맡으며 금융계와 지속적인 연을 이어갔습니다. 관련 업계는 오 회장의 무게감을 감안할 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업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입니다.
실제 오 회장이 이끄는 글로벌금융학회 심포지엄에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성호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 현 정부의 금융 정책 리더들이 집결하면서 여전한 무게감을 보여줬습니다.
현재 금융위를 비롯한 법무부, 기재부 등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에 밀접한 당국은 암호화폐를 투기로 규정하고 블록체인은 육성해야한다는 기조입니다. 관련 업계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불가분 관계라며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오 회장이 정부 정책 변화에 얼마만큼 입김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장면입니다.
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정부의 가이드라인 부재를 틈타 부실 거래소가 우후죽순 난립한 상태입니다. 또한 실명가상계좌를 4대 거래소 외에 막고 있으며 4대 거래소조차 신규 계좌 개설을 제한받으면서 투자자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실명가상계좌를 발급받지 못한 걸소들은 일명 ‘벌집계좌’로 불리는 법인계좌로 투자자 거래 지원을 우회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ICO의 전면 금지와 비슷한 파생상품의 불법 규정 등 정부당국의 잇따른 장벽 설치로 업계 활성화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A거래소 한 관계자는 “오 신임 회장이 친문 인사라는 점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업계의 실정을 잘 알고 회장직을 수락한 만큼 숨통을 틔우는 중추적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