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 최초로 무인기를 활용해 인공강우 실험에 나선 결과 0.5㎜의 강우량을 인위적으로 발생시킨 의미 있는 성과가 도출됐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매년 겨울철과 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되는 미세먼지 해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장면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4월 25일 전남 고흥·보성 주변에서 진행했던 인공강우 실험에 대해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분석한 결과를 16일 발표했습니다. 과기정통부와 기상청의 다부처 협력 연구사업인 ‘인공강우 실험’은 고흥항공센터 북동쪽 반경 12km 고도 800m 상공에서 이뤄졌습니다.
항공우주연구원의 스마트무인기가 세 차례에 걸쳐 시속 165km로 선회비행하면서 염화칼슘으로 이뤄진 인공강우용 연소탄을 열두 차례 살포했습니다. 강우량을 발생시킬 확률이 높은 지점에서 연소탄을 발사했다는 설명입니다.
연소탄이 살포되자 기상과학원은 유인항공기를 통해서 실시간 구름물리 등 기상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지상에서도 보성기상관측소가 레이더 관측에 나서며 양방향 정밀 탐지가 이뤄졌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실험 탐지 결과 구름씨 살포 이후 큰 구름입자 수농도가 3.8배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평균 입자크기는 25㎛ 증가했습니다.
실험 지역에서는 구름 반경이 넓어지고 강수 발달 요인까지 관찰되는 등 약 10dBZ(1㎥내 직경이 1㎜인 물방울이 10개) 정도의 레이더반사도 증가가 확인됐습니다. 특히 보성 지역에서 여섯 차례나 강우가 감지됐고 인근인 광양 지역에서는 0.5㎜의 강우량을 확인했습니다.
차주완 국립기상과학연구원 연구관은 “이번에는 무인기 한대를 이용했지만 여러 대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구름씨를 뿌린다면 강수의 양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경제성이 있는 무인기를 이용해 인공강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성공적인 실험이라 평가했습니다.
정부 당국은 지난 1월에도 서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에 나선 바 있습니다. 당시 24발의 연소탄을 쏘며 성과 도출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유의미한 강수 관측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올해 10차례 이상의 실험을 연이어 실시하면서 인공강우 기술의 고도화에 나설 방침입니다.
한편 지난 1946년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빈센트 쉐퍼 박사가 처음으로 발견해 세상에 알려진 인공강우 실험은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까지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원래 가뭄 해소부터 산불 진압 등에 쓰일 요량이었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와 스모그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관련 기술은 미국이 최고 수준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미국과 비교해 약 7년 정도 뒤쳐졌다는 평가입니다.
환경오염이 극심한 중국에서도 인공강우를 통해 해결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속적인 실험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공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항공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는데다 새로운 합성 물질의 개발도 속속 이뤄지고 있어 상용화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