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들이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비방전으로 치닫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단말기 보조금의 출혈 경쟁 논란이 번지면서 정부 당국의 경고 카드까지 받았던 시점에 제재 따윈 상관없다는 인식입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자사 5G 속도가 경쟁사들인 SK텔레콤과 KT를 압도할 만큼 우월한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도발했습니다. SK텔레콤과 KT는 이러한 우위 주장에 발끈하면서 기자간담회까지 열고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SK텔레콤과 KT는 26일 공식 자료 배포부터 기자간담회를 가지며 LG유플러스가 벤치비(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를 활용하면서 소비자들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LG전자의 V50 씽큐 5G를 통해 속도를 평가했다며 자화자찬에 불과하다고 맞받아쳤습니다. KT는 LG유플러스의 마케팅을 네거티브로 규정하며 ‘치졸하다’는 말까지 내뱉는 등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습니다.
이통사 간의 이러한 모습은 최근 5G 시장 가입자 수가 3사 모두 우위를 가리기 힘들 만큼 박빙의 상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 시장의 성패가 향후 전체 점유율까지 좌우할 수 있다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부 당국의 과징금을 받거나 일부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더라도 점유율만 확보할 수 있다면 어떠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모습입니다.
이번 5G 속도 논란은 LG유플러스가 일부 매체에 기사처럼 보이는 애드버토리얼 광고를 실으면서 논란이 번졌습니다. 광고는 5G 커버리지가 구축된 연세대, 한양대, 홍익대 등 서울 신촌 일대 대학에서 V50 씽큐를 통해 벤치비로 다운로드 속도(Mbps)를 확인했더니 LG유플러스의 속도가 가장 크게 앞서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연세대에서 측정 지점 반경 2㎞ 내에 기록된 벤치비 속도 평균은 LG유플러스가 519Mbps로 가장 빨랐습니다. 이에 SK텔레콤은 309Mbps, KT 202Mbps 순이라는 주장입니다. 한양대에서도 LG유플러스는 평균 588Mbps로 가장 빨랐으며, 홍익대는 갤럭시S10 단말로 측정한 LG유플러스 벤치비 평균 속도가 가장 빨랐다고 홍보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이러한 결과를 두고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말기와 망 연동 작업을 일찌감치 준비한 결과가 네트워크 품질 우위를 확보한 비결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3개 대학은 물론 서울 주요 지역 186곳에서도 통신사별 5G 속도 측정 결과도 공개했습니다. 181곳에서 LG유플러스가 가장 빨랐고 광화문을 비롯한 여의도, 강남역, 대학로, 코엑스 , 천호동 등 서울 시내 주요 거점 6곳에서는 타 통신사와 비교하지도 못할 수준이라는 홍보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SK텔레콤과 KT는 현재까지 5G 속도에 대한 정부 당국의 공식적인 통계 자료도 없는 상태인데다 공인할만한 집계 방식도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LG유플러스의 벤치비 측정 데이터 방식이 과연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측정 방식이냐는 의문 제기입니다.
KT의 경우 LG유플러스가 벤치비 측정을 진행한 3개 대학을 대상으로 이동 측정을 해본 결과 KT가 가장 높게 나왔다고 반박했습니다. LG유플러스가 벤치비 측정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주장입니다.
한편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반발이 결국 이슈 선점을 노린 LG유플러스의 의중에 말려드는 것이 아니냐는 신중론도 제기되면서 고발 조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진행 = 최서원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