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를 이끌고 있는 독일이 5G망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독일 정부는 5G 주파수 경매 입찰에 나선 결과 도이치 텔레콤(Deutsche Telekom), 보다폰(Vodafone), 텔레포니카(Telefonica/O2), 1&1 드릴리쉬(1&1 Drillisch) 등 4개 사를 입찰 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독일 정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보다 5G 경쟁에서 한발 늦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오는 2025년까지 독일 전 지역에 5G 사용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독일은 현재 유럽에서 IT 스타트업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데다 정부가 신산업 분야로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 등을 지목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중입니다. 신산업이 원활히 가동되기 위해선 5G 인프라가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독일의 통신서비스연구소(WIK)에 따르면 독일 전 지역을 5G 네트워크로 연결하기 위해선 약 26만 개의 기지국이 필요하고 소요 비용은 약 540억 유로(약 71조2821억 원)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번 주파수 입찰에 성공한 텔레포니카의 경우 최소 투자금액을 760억 유로(약 100조3230억 원)로 잡고 있습니다.
도이치 텔레콤은 2025년까지 독일 인구 99%에게 5G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2021년까지 200억 유로(약 26조4054억 원)를 5G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일 정부는 167억 유로(약 22조485억 원)를 브로드밴드 인프라 구축에 투입할 예정이고 나머지 투자는 통신사들이 부담할 계획입니다.
5G 이동통신장비의 경우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중국의 화웨이,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 미국 시스코 정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꼽힙니다.
가성비를 앞세워 단숨에 점유율 확대에 나섰던 화웨이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입니다.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독일을 비롯해 5G망 구축이 본격화된 서유럽 주요 국가를 공략한다면 5G통신장비의 강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특히 5G 네트워크 핵심으로 부상한 마이모(MIMO)와 스몰셀의 기술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입니다. 마이모란 무선 신호의 공간 전송을 계산하고 방출 신호를 적응시키는 소형화된 다중 안테나 시스템을 말합니다. 5G 인터페이스의 주요 구성 요소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까지 화웨이가 마이모 기술력이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큰 시장인 미국은 물론 서유럽까지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 등 나머지 기업들에게 기회가 돌아왔다는 평가입니다.
스몰셀은 km 거리의 광대역 커버리지를 지원하는 매크로셀과 달리 10m에서 수백m까지 작은 출력 커버리지를 갖는 저전력 무선접속 기지국을 말합니다. 5G망은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가 뒤따르기 때문에 트래픽을 감당할 수 있는 촘촘한 설계가 가능해야합니다.
강환국 코트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무역관은 “이동통신장비와 부품산업 수요가 매우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마이모 기술과 스몰셀 기술이 5G의 핵심 기술로 부각되면서 관련 기술 기업들의 유럽 진출 전망이 밝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시장 단독 진출도 가능하겠지만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협업을 통한 자연스러운 시장 공략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