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여전한 암호화폐 해킹‧사기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싼 해킹 사건은 올 상반기에도 여전한 화두입니다. 특히 거래량 1위 거래소로 유명한 바이낸스마저 지난 5월 해커 집단의 공격을 받고 7000비트코인이 도난당하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메이저 거래소도 해킹에서 완벽한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핫월렛에 대한 체계적인 방어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사이퍼트레이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해킹과 사기 등으로 인한 암호화폐 손실 금액은 최대 12억 달러(약 1조4100억원)로 나타납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손실 규모인 17억 달러의 약 71% 수준입니다.
북한 해킹 조직들이 최근 암호화폐 시세가 상승하자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점입니다. 보안기업 이스트시큐리티의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북한 해킹 조직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사칭해 경품 수령 이벤트에 당첨됐다며 제세공과금을 내야 한다는 피싱 메일을 보낸 정황이 파악됐습니다. 해당 메일의 첨부파일을 내려 받으면 악성 파일도 함께 실행됩니다.
이밖에 암호화폐와 암호화폐거래소를 이용한 기획·먹튀 사기도 비일비재한 형편입니다. 지난 5월 트래빗 이용자 27명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트래빗을 사기와 배임 혐의로 고소에 나섰습니다.
8. 블록체인에 눈 뜬 금융권
정부가 암호화폐 사업의 확장을 허용하지 않지만 시중 금융권의 블록체인 도입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카카오 등 거래 플랫폼의 디지털 금융에 대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방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입니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국내 은행 중 블록체인에 가장 많은 인력을 투입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관련 특허 47개를 출원했으며 ‘GLN’(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란 국제 지급결제망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전 세계 14개 국가와 57개 기업이 GLN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으며 확대가 크게 이뤄진다면 스위프트(SWIFT)망을 대체할 수 있다는 확신입니다.
신한은행 역시 증빙 서류를 블록체인 상에 올려 간편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자격 검증시스템’을 비롯해 ‘장외파생상품 거래 플랫폼’, 골드바를 블록체인에 저장해 신원 인증을 해주는 ‘골드인증서’, KT와 협력한 ‘지역화폐’ 개발,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지속적인 투자 등에 나서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LG그룹과 함께 디지털화폐 ‘마곡페이’의 사용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LG그룹 임직원들이 마곡페이로 결제하면 국민은행에서 사후 현금 정산하는 방식입니다. 이밖에 NH농협은행은 ‘P2P 금융 원리금수취권증서’, IBK기업은행은 블록체인 테라와 업무협약을 맺고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9. 영역 가리지 않는 블록체인 기술
블록체인의 확장 분야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결제, 대출, 신원 인증 등의 금융 서비스에 가장 활발히 적용됐다면 이제는 물류 등의 유통 분야와 음악, 콘텐츠 등의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특정 영역을 가리지 않고 전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입니다.
이는 공급사슬관리(SCM)의 체계적 관리가 힘들고 위조품 생산과 불투명성 해결이 당면한 문제가 되면서 블록체인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1위 해운기업인 머스크의 경우 지난 2016년 IBM과 함께 실시간 물류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 나서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중입니다. 월마트와 까르푸 등 글로벌 대형 유통사들도 블록체인 도입에 유통 투명성을 크게 높이고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골칫거리인 콘텐츠 저작권 침해 논쟁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은 요긴합니다. 블록체인 상에 콘텐츠 정보가 기록돼 위변조가 어려워 저작권 보호를 확실히 방어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환자 개개인의 의료 기록 등을 제공하면서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받는 시스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의료 기술 R&D(연구개발)에 도움을 주고 의료 기관들은 환자 관리가 더욱 수월해지고 있습니다.
이밖에 개인 참여율에 따라 암호화폐를 보상해주는 방식으로 콘텐츠 활성화를 꾀하는 SNS, 콘텐츠 공유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마케팅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제품과 콘텐츠 홍보를 위해 광고를 게재해도 성과 유무를 확인하기 어렵고 큰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었습니다. 이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접목해 확실한 성과가 나타날 때만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