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코인을 일컫는 ‘스캠코인’은 현재 암호화폐 시장을 교란하고 저해하는 암적인 존재입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투자자를 현혹시켜 투자금을 유치한 뒤 잠적하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스캠’(scam)이란 도박 게임에서 상대방을 속이기 위해 사용하는 속임수를 일컫습니다.
시장에서 스캠코인은 세 가지 분류로 나뉩니다. 우선 처음부터 사기를 작정하고 만든 악질적인 스캠코인을 ‘초급 스캠’으로 보고 있습니다.
애당초 구현이 불가능한 미션을 차별적 기술로 해결했다며 유명 거래소에 상장되기만 하면 원금의 몇 배 이상은 보장하겠다고 미끼를 던집니다. 블록체인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노령층과 주부층 등 암호화폐 투자로 큰돈을 만지겠다는 심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보물선 코인으로 대대적 사기에 나선 ‘신일골드코인’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보물선에 대한 실체와 가치 여부를 따져보지 않고 투자 현혹에 나서 수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했습니다. 당시에도 투자 피해자 다수가 노령층과 주부층으로 이뤄졌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초급 스캠은 백서 내용만 찬찬히 훑어봐도 사기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허무맹랑한 난제를 해결했다며 기술력을 과대 포장하는 것과 전문가들조차 알기 힘든 용어를 남발하고 이상한 논리로 백서를 구성했다면 의심부터 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두 번째는 ‘중급 스캠’입니다. 초급 스캠보다 판별이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초급 스캠과 마찬가지로 사기를 작정하고 백서를 작성하나 사기인지 진짜인지 분간하지 힘들 만큼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블록체인 개발자들을 고용해 시스템을 만든 후 일부 거래소에 뒷돈을 주고 코인을 상장하는 방식이 많이 쓰입니다. 이럴 경우 코인 상장 거래소가 믿을만한 거래소인지 아닌지를 먼저 유심히 살펴봐야합니다.
최근 ‘쟁글’과 같이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주요 정보를 공시하는 플랫폼도 마련됐습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자체 상장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스캠코인의 유입을 엄격히 차단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욕심을 버리고 냉정한 자세를 유지한다면 분간이 가능하다는 조언입니다.
마지막은 ‘고급 스캠’입니다. 사실 스캠으로 구분하기 애매한 상황으로 처음에는 기술력과 조직을 갖추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한계에 봉착하면서 개발을 포기한 뒤 스캠코인으로 전락하는 것을 말합니다.
애초 사기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캠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부는 다수 투자자들의 스캠 오인 주장에 스캠 코인으로 전락하는 누명을 쓰기도 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의 절반 이상이 애초 프로젝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개발을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입니다.
10대 암호화폐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트론의 경우 과거 스캠 코인으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CEO의 잇따른 구설수와 프로젝트의 진전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지적이 일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빗발친 것입니다. 그러나 트론은 이러한 루머를 잘 극복하고 결과물을 하나씩 내보인 끝에 현재 시총 10위권에 안착한 상태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력한 규제안이 만들어진다면 스캠코인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크게 꺾일 수 있지만 주식시장에서도 먹튀를 노린 IPO가 등장하는 것처럼 원천봉쇄는 쉽지 않다”며 “단타를 노리고 일확천금을 바라는 투자자들이 있는 이상 스캠코인은 이들에게 계속 기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