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10일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 근절 솔루션을 마련한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댓글 취소’와 ‘제한하기’ 등 새로운 안전 기능으로 사이버 불링을 적극 차단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사이버 불링은 온라인 상에서 특정 인물을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행위를 말합니다. 사이버 왕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새롭게 선보인 안전 기능은 사이버 불링이 일어나는 방식을 포괄적으로 집계한 데이터에 자사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선 댓글 취소 기능은 부정적인 댓글을 작성해 게시하기 전 댓글 작성자에게 해당 댓글이 상대에게 공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려줍니다. 본인이 작성한 댓글 내용을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해주면서 스스로 댓글을 취소하거나 더 순화된 표현을 사용하도록 돕습니다.
제한하기 기능은 이용자들이 다른 계정을 팔로우한 상태에서도 원치 않는 소통을 제한해 사이버 불링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사이버 불링에 취약한 청소년 이용자를 보호하고자 제한하기 기능을 고안했다다는 설명입니다.
청소년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사이버 불링 가해자와 만남을 지속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팔로우 취소, 신고하기, 차단 기능 등을 이용한 적극적인 대응을 꺼린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한된 계정에서는 게시한 댓글이 해당 계정을 제외한 다른 친구나 팔로워들이 볼 수 없게 자동으로 숨겨집니다. 제한된 계정이 남긴 댓글을 먼저 확인하고 다른 이용자들이 볼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한된 계정은 상대방의 온라인 상태 여부나 다이렉트 메시지 확인 여부를 알 수 없어 인스타그램 내에서 원하지 않는 소통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은 안전한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비방용 게시물을 찾아 자동으로 신고하는 ‘자동신고’ 기능을 출시하고 악성 댓글을 자동으로 숨겨주는 댓글 필터 기능을 라이브 방송에 확대 적용했습니다.
한편 미국 사회에서는 사이버 불링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중입니다. 지난달 미국 뉴저지 버겐카운티 학생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교안전 강화를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제공됐습니다.
해당 앱은 ‘라이프 세이프’라는 이름으로 SNS에서 위협적인 행동이 가해지거나 사이버 왕따 피해 등을 당하면 학교와 사법당국에 즉각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 앱은 올 여름 시범운영을 가친 뒤 가을학기부터 버겐카운티 전체 학군을 대상으로 확대 운영될 예정입니다.
국내에서도 사이버 왕따 문제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지난해 학교폭력 실태 조사결과에서 중·고등학교 사이버 왕따는 약 1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는 9.2%로 조사됐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실시한 지난해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서도 7562명의 응답자 중 학생은 29.5%, 성인은 43.1%가 사이버 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전년 조사와 비교하면 학생 4.7%p, 성인 13.3%p 증가한 수치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이버 폭력이 갈수록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요 SNS 서비스들이 방지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것은 근본적인 방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 기술의 폭넓은 적용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