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은행의 실명계좌 거래가 가능한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가 실명계좌 연장 계약을 무난하게 체결했습니다. 이들 거래소의 계약 기간은 6개월로 은행은 자체 심사를 통해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과 계약을 맺고 있는 업비트를 비롯해 NH농협은행과 거래 중인 빗썸과 코인원이 각각 실명계좌 연장 계약을 끝마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한은행과 거래 중인 코빗은 아직 연장 계약 체결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큰 문제가 없는 이상 조만간 계약 연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당국은 지난해 1월부터 4곳의 암호화폐 거래소만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했습니다. 나머지 거래소는 실명계좌 발급을 막으면서 법인계좌로 회원 거래를 지원하는 일명 ‘벌집계좌’를 사용하는 중입니다.
우선 업비트는 높은 보안성과 거래 안정성, 사고 방지책 마련 등 기업은행이 요구하는 평가 지표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로 연장 협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빗썸은 농협은행의 현장 실사 결과에서 모두 적정 평가를 받고 실명계좌 6개월 연장 계약에 성공했습니다. 농협은행은 빗썸의 이용자 신원사항 확인을 비롯해 회사재산과 고객 예탁·거래금 분리, 이용자별 거래내역 구분 관리, 정부의 정책 준수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했습니다.
코인원도 30일 농협은행과 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코인원 역시 실명계좌 서비스 재계약을 위해 농협은행과 실사 점검을 진행한 결과 실사 항목 모두 적정 의견을 받아냈습니다. 주요 점검 사항은 이용자 본인확인절차 및 인증방법, 이상거래 탐지 및 제어 프로세스, 사고예방 방지대책, 이용자보호 및 개인정보보보호 내부통제방안 등 총 9개 항목이라는 설명입니다.
코빗은 신한은행과 긍정적인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라 밝혔습니다. 최근 보이스피싱 의심 사고로 인해 원화 거래가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던지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점검받은 후 계약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업계는 이번 4대 거래소들의 연장 계약 성사 여부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암호화폐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회원국들의 준수를 당부했습니다. FATF의 가이드라인 발표가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한 모습입니다. 만약 4대 거래소 중 실명계좌 연장에 실패했을 경우 정부 당국의 부정적 입김이 간접적으로 반영됐을 것이란 의견입니다.
FATF 권고안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적극적인 이행을 약속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금융위원회 등 소관부처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4대 거래소의 실명계좌 연장 소식은 FATF 권고안의 반영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FATF 권고안을 일정 부분 실현할 수 있다면 실명계좌 확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반영하지 못할 경우 벌집계좌 운영도 금지돼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소수 거래소만 실명계좌를 열어주고 나머지 거래소는 문을 닫는 구도로 가지 않겠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