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애플보다 현금 보유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0년 넘게 현금 보유 1위 자리를 지켰던 애플은 왕좌에서 내려오게 됐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31일(현지시간)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구글이 올 2분기 현금과 유가증권 등 현금성 자산 1170억 달러(약 138조5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의 현금성 자산 1020억 달러(약 120조7000억 원)를 뛰어넘는 금액입니다.
애플은 과거 1630억 달러(약 192조9000억 원) 규모의 현금자산을 보유하며 2위와 큰 격차를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현금 보유량을 자랑했습니다. 그러나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 등 주주에게 이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압박에 백기를 들며 최근 몇 년 동안 현금성 자산을 줄여왔습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들어와 애플에 대한 간접적인 압박도 보유 자산을 풀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애플은 자사주의 지속적인 매입과 주주 배당금을 늘리고 R&D 예산도 대폭 책정하는 등 스스로 현금왕 1위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반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현금 유보금을 꾸준히 늘려갔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구글이 데이터 산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자 곳간에 현금을 쟁여두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실제 구글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250억 달러(약 30조 원)를 투자하는 등 한 번에 대규모 자금을 푸는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중입니다.
다만 구글 역시 애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 매체는 알파벳이 자사주 매입에 돈을 거의 쓰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알파벳 이사회는 자사주 매입용에 250억 달러를 풀면서 자사주 누적액수로 375억 달러를 지출했습니다. 전략적인 자사주 매입으로 향후 규모가 늘어날 여지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구글 알파벳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올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영업이익 99억 달러(약 11조7000억 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나 성장하는 고실적을 기록했습니. 매출은 389억 달러(약 45조96000억원)로 19% 증가했습니다.
높은 실적은 세계 최대 검색 엔진 구글과 동영상 채널 유튜브의 온라인 광고 매출에서 나옵니다. 올 2분기 온라인 광고 매출은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320억 달러(약 37조8000억 원)입니다. 리서치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구글의 글로벌 온라인 광고 시장 비중은 약 31%에 달하고 있습니다.
다만 구글은 최근 악재가 잇따르면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반독점 논란이 번지면서 창사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구글이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해치고 있다며 공룡 기업의 해체가 이뤄져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조만간 반독점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