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2030년에는 1.9%까지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는 90년대 초 7.3%의 성장률에서 5.4%p까지 떨어진 결과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이같은 전망이 담긴 보고서를 내놓고 한국 경제가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봤습니다. 1980~1990년대 8~10%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한국 경제는 대내외 위기를 겪으면서 최근 2~3%대의 낮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2010년 이후 0~2%대로 하락했으며 근원물가상승률도 1% 초중반에 머물고 있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잠재성장률 추정 방법으로 국내총생산에 노동, 자본, 총요소생산성 등 생산요소의 기여분으로 분해하는 생산함수법을 이용했습니다. 분석 결과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16~2020년 2.5%로 추정됐습니다. 과거 잠재성장률은 1990년대 7%대였지만 외환위기 이후 5.6%(1996~2000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3.2%(2011~2015년)로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향후 노동 투입의 GDP 증가율에 대한 마이너스 기여도폭이 확대되고 자본 투입의 기여도 역시 낮아지면서 국내 잠재성장률은 2021~2025년 2% 초반, 이후에는 1%대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하락 추이의 주된 요인으로는 우선 노동 투입력 약화를 꼽았습니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빠른 고령화 등으로 노동 투입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주요 노동력인 15~64세 생산가능인구 규모는 올해부터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또한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 인구의 증가는 생산성을 약화시키고 저축률의 하락과 투자 감소로 이어집니다.
자본 축적 저하도 발목을 잡는 요인입니다. 경제 성숙기와 대내외 경제 충격을 겪으면서 나타나는 투자 부진 및 자본 축적 저하 등이 잠재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진단입니다. 1980년대 10%를 상회했던 건설, 설비, 지식재산물 분야의 투자 증가율은 2010년대부터 1~5%대로 크게 위축됐습니다.
물적 자본은 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빠르게 증가했지만 점차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성숙도가 진행되면서 증가 속도가 저하됐습니다. 1980~1990년대 10%를 상회했던 전산업의 생산자본스톡 증가율은 2010년 이후 1~6%대로 하락했습니다.
신성장 산업의 부재도 문제라는 견해입니다. 국내 신성장 산업의 출현이 지연되고 있으며 최근 비중이 확대되는 고부가 서비스업도 성장세가 위축되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제조업 분야에서 과거 성장을 견인했던 산업이 현재에도 주력 산업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위기를 느끼게 하는 장면입니다. 1970~1980년대 GDP 비중이 높았던 화학 산업의 비중은 2010년대에도 여전히 30~40년 전과 유사한 4%의 비중입니다.
근 20년 동안 한국 수출의 2대 품목은 자동차와 반도체로 한정됐습니다. 운수·보관, 금융·보험 등 제조업 연관 고부가 서비스 업종의 산업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나 생산 증가율은 1999~2008년 동안 연평균 7~9%에서 2010~2018년 동안 연평균 3~4%의 절반 수준으로 위축됐습니다.
마지막으로 R&D 투자 부문의 낮은 효율성과 취약한 인프라를 꼽았습니다. R&D 투자 성과의 효율성 저하와 연구 인력의 국내 대비 해외 선호도 확대, 규제 개선 미약 및 혁신 환경 미비 등 총요소생산성이 확대되기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한국의 R&D 투자(GDP 대비 비율)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투자 성과는 OECD 평균 수준보다 낮습니다. 고급 인력의 유입 매력도를 나타내는 IMD의 해외고급인력유인지수는 악화되는데다 국내 연구자들은 처우 및 지원 불만족 등의 이유로 국내보다는 해외 취업을 더 선호합니다.
미흡한 규제 개선 및 경제의 자유 정도 악화 등은 자원의 효율적 배분 및 경제의 역동성 등을 제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입니다. 지적재산권 보호 강도 및 새로운 도전에 대한 태도 등 OECD 국가 평균보다 취약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우리나라가 혁신에 유리한 환경이 못 된다고 밝혔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해 노동력 투입 및 자본 투자 확충, 생산성 혁신 등이 필요하다는 처방입니다.
또한 자본 축적을 끌어올리고자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외국 자본의 투자 유치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를 위해 규제 개혁 및 신성장 산업 등장을 위한 관련 입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인식입니다.
이어 지속적인 기술 혁신 및 생산성 향상 등을 위해 R&D 투자 효율성을 제고하고 연구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기술 혁신의 성과만이 잠재성장률을 제고할 수 있다는 인식으로 미래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기술 혁신 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성장 산업의 등장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적극 장려하는 사회적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규제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은 기업의 투자 심리를 회복시키고 신성장 산업의 등장을 이끄는 활력소가 된다는 확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