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땅콩] '달동네 에스컬레이터' , ‘더 가난한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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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땅콩] '달동네 에스컬레이터' , ‘더 가난한 언덕’
  • 김민철 기자
  • 승인 2019.09.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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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 김민철 기자] 남미 지역에 있는 콜롬비아의 에스컬레이터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메데인 13구라고 하는 지역은 1만여명이 빈곤층이 밀집한 지역으로 콜롬비아 최고의 달동네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28층의 높이를 올랐다고 한다. 콜롬비아는 세계 최초의 옥외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고 득의양양한 태도였다. 여기 주민들 역시 수세대에 걸친 꿈을 이뤘다고 기뻐했다고 한다.

콜롬비아 주민들은 35분 이상 등산해야 하는 거리를 단 6분이면 올라갈 수 있게 됐다고 좋아한다고 한다. 콜롬비아는 부자와 가난한 자가 정면으로 맞서 전쟁을 치른 나라이다.

이 내전을 라 비올렌시아라고 부르는데 무려 10년간 20만명이 희생했다. 콜롬비아는 그 이후 반군과 마약이 횡행하는 나라가 됐다.

콜롬비아 역사를 이렇듯 장황하게 설명한 이유는 달동네의 에스컬레이터가 상징하는 모습이 결코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콜롬비아 못지않게 부와 빈곤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국내의 내전은 콜롬비아 못지않게 치열하다. 국내의 전선이 콜롬비아보다 넓다고 할 수 있다.

총칼은 안들었지만 ‘라 비올렌시아’가 국내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할렘’을, ‘게토’를 파고드는 부자들은 끼리끼리의 삶도 못 이루게 방해 한다. 골목길에 들어온 재벌들의 빵집은 골목상권을 밀어내고 퇴직금을 털어 겨우 마련한 직장을 털어버린다.

SSM(기업형슈퍼마켓)은 구멍가게를 골목에서 추방한다. 골목길 가게의 주인들은 갈 곳이 없다. 강남 부촌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너무 잘 산다는 것이다. 나보다 잘 살고 대한민국보다 더 잘 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사람들은 가난은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라고 ‘상상’한다. 가난은 나와 상관없는 일로 알고 산다.

인생은 종이 한 장 차로 달라지는 것이다. 회사에 잘 다니다가도 삐끗하면 야차 같은 지옥도를 경험하게 된다.

가난이 한 번 붙으면 쉽게 ‘떨구기’ 어렵다는 것을 알 게 될 것이다.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허망하고 내게는 거리가 먼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의료보험증이나 국민연금도 나에게 ‘고지서의 멍에’가 된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아무것도 내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고립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연료비가 가장 싼 전기장판이야 말로 내 삶을 지탱해주는 유일한 친구가 되고 그게 복음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일부러 온테크라고 내복을 껴입으라고 하지 않아도 자연히 껴입게 된다. 내복이 아니라 파카를 입고 잔다.

냉기가 도는 공기 위에 내복을 껴입고 이불까지 뒤집어 쓴 사람들에게 내복을 입으라고 전기를 아끼라고 준엄하게 권고하는 권력은 냉혹하다. 그 말하는 뻔뻔스런 모습이야말로 살풍경이고 더욱 춥게 만든다.

미국이든 어디든 자식들을 빼돌려 국적 세탁 시키며 병역의무는 짊어지지 않는 방어와 공격을 말하는 후안무치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조안 바에즈 노래를 좋아하거나 ‘Hasta Siempre Comandante’(체게바라여 영원하라)를 즐겨들으며 영혼이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다.

서울시내 부자 동네에 거주하는 사람들에 비해 가난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평균 4년 더 일찍 죽는다는 충격적 결과는 가난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알게 해주는 자료이다.

아이폰이 세상을 연결해주고, 페이스북이, 트위터가, 메르세데스 벤츠가 활약하는 시대를 실패한 시대라고 인정했다.

‘콜롬비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도착한 언덕은 더 가난한 언덕이다.

[진행ㅣ씨비씨뉴스 = 권오성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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