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NEWSㅣ씨비씨뉴스] 책과 함께 산책하는 시간, 독서산책의 이의진입니다!
여러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최후의 만찬’은 모두 한번쯤은 들어봤을 명작입니다.
그런데 이 최후의 만찬 그림을 조선 시대 사람들이 봤다면 어떻게 반응했을 것 같나요? 조선시대, 특히 서학과 유교가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던 정조 시대라면 어땠을까요?
조선시대와 최후의 만찬 이라는 안 어울리는 조합으로 제 9회 혼불문학상 수상을 한 소설 ‘최후의 만찬’입니다.
소설은 정조 15년, 전라도 진산군의 선비 윤지충이 신주를 불사르고 천주교식으로 제례를 지냈다는 이유로 완산 풍남문 앞에서 처형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정조는 적발 과정에서 윤지충의 집에서 예수와 그 열두 제자의 식사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발견합니다. 다름 아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모사본이었던 것이죠.
도화서 화원들은 이 그림을 불살라 없애려고 하지만 임금은 그림에서 조선과 연관된 원대한 꿈과 수수께끼 같은 비밀을 직감합니다. 그리고 도화서 별제 김홍도를 불러들여 그림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맡깁니다. 임금과 정약용은 이렇게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했지만 유교이념을 앞세운 조정은 서학인의 탄압을 시작합니다. 한편 박해로 인해 가족을 잃은 서학인들은 복수를 꿈꾸기 시작합니다.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이 소설의 진가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유교와 서학의 충돌 속에서 조선의 앞날을 걱정하는 정조의 심리뿐만이 아니라 순교 소식을 듣고 신앙이 흔들리는 정약용의 심리를 마치 그 곁에서 지켜본 것처럼 그려냅니다.
두 번째, 정조 무렵에 일어난 천주교 탄압이라는 내용에서 머무르지 않습니다. 과연 신념을 따르고 순교로써 영원한 삶을 택하는 게 옳은 선택인가. 아니면 정약용처럼 신념을 버리더라도 살아남는 게 옳은 선택인가 라는 메시지를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미래에 어떤 인간으로 남을 것인지 고뇌하게 하는 책, 최후의 만찬이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책들을 소개할 때까지 산책은 계속됩니다. 저는 독서산책 이의진이었습니다.
[진행ㅣCBC뉴스 = 이의진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