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NEWSㅣ씨비씨뉴스] 조선을 개국한 태종이 억울한 민을 구제하기 위해 신문고를 설치한 지 이제 600여년이 됐습니다.
조선 구한말- 일제- 대한민국을 거쳐오기까지 이 땅에서 제대로 된 날것의 신문고는 별로 울리지 않았습니다.
태종이 조선시대에 원억미신자 (寃抑未伸者) 즉 원통하고 억울한 일을 풀어 해결하지 못한 자에게 소원(訴寃 : 원통함을 소송함)의 길을 열어 주기 위해 대궐에 북을 달아 소원을 알리게 하던 제도가 600여년 동안 제대로 실천된 적이 없었던 것인데요.
이제 민의를 알리는 도구는 북이 아니라 트위터, 포스트잇, 촛불, 팟캐스트, 스마트폰 등입니다.
한 지자체장은 트위터로 최근 시민들과 새벽 2시까지 30여개의 멘션을 날리며 의사를 주고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SNS는 페이스북 , 트위터, 블로그, 유투브 등 개인화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친구를 맺고 정보를 공유하는 미디어입니다.
트위터는 항시 연결된 라인을 따라 정보가 모아지기도 하고 퍼지기도 합니다. 기업에서는 주요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고 정치에서는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보는 실시간으로 접근되고 확산됩니다.
촛불과 함께 시청 광장을 장식했던 포스트잇도 주목해야 합니다.
단풍같이 붉은 분홍빛 포스트잇부터 은행나무처럼 노란 포스트잇까지 형형색색의 포스트잇이 벽면을 덮고 있는 모습도 장엄합니다.
담쟁이 덩굴이 손에 손을 잡고 벽을 넘듯이 포스트잇들은 서로 손을 잡고 민주주의를 형성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민의가 담긴 포스트잇들은 마침내는 칸을 넘어 옆에 벽까지 침범했습니다.
직접 민주주의를 형성하는 화룡점정인 촛불도 빼먹을 수 없습니다. 촛불은 트위터로 전달된 의사들이 행위로 표출되는 장입니다.
소통이 안되고 불통이 계속되는 한 촛불과 트위터, 포스트잇 같은 수단은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소통보다 홍보에 치중하는 한 SNS나 촛불의 크기는 줄지 않을 것이다. 불통을 강요하는 일부 미디어와 그것을 부추기는 일부 인사들이 있는 한 팟캐스트 방송, 페이스북 , 촛불은 식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팟캐스트나 촛불을 통해 민의는 더욱 강하게 단련될 것입니다.
이것은 시대의 흐름이다. 또한 기성 언론들에게는 재앙이 될 것입니다. 그동안 난다 긴다 했던 일부 기성 언론들은 국민들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지 못했습니다. 노동과 땀의 가치도 제대로 인정해 주지도 못했습니다.
이제 개인이 우리나라에서 최고 부수를 자랑하는 어떤 신문의 부수를 앞지르는 팔로워를 갖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윤전기에서 나온 신문이 봉인도 풀지 않은 채 계란판이 되는 장면은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명망성이 높은 종이신문의 최후를 본 독자들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계란판은 종이신문에서도 폐신문은 활용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새로운 신문이 대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과거 신문지의 용도는 그나마 재활용이 있었습니다. 전제는 무엇으로 쓰이든 간에 ‘보고나서’부터 출발했습니다.
'푸세식' 시절에는 두루마리보다 더 고급진 밑씻개였습니다. 정육점에서는 ‘돼지고기’를 싸는데 좋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것도 이제 아 옛날이여가 됐습니다.
[진행ㅣCBC뉴스 = 홍수연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