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의 업비트, 위기 바꾸는 힘은 ‘도전과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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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호흡의 업비트, 위기 바꾸는 힘은 ‘도전과 혁신’
  • 강희영 기자
  • 승인 2020.04.1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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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부터 5일까지 그랜드하얏트인천에서 열린 ‘UDC 2019’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두나무 제공)
지난해 9월 4일부터 5일까지 그랜드하얏트인천에서 열린 ‘UDC 2019’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두나무 제공)

[CBCNEWSㅣ씨비씨뉴스] 국내 대표 디지털 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특금법 개정안 통과 등 시장의 잇따른 환경 변화를 등에 업고 반등에 나설 채비다. 시장의 볼륨 확대는 물론 블록체인 대중화를 선도하면서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우선 업비트는 지난달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특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마자 용어 개선에 나섰다. 그간 관련 업계에 통용된 암호화폐 용어를 ‘디지털자산’으로 부르기로 했다.

업계에선 디지털 데이터 형태로 존재한다는 의미의 가상화폐(Virtual money)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 솔루션이 적용됐다는 의미의 암호화폐(Crypto currency)를 혼용하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기술적 측면을 강조하는 암호화폐가 많이 쓰였다. 

특금법 개정안에는 혼재된 용어를 가상자산으로 일원화하겠다는 안이 나왔으나 업비트는 가상(Virtual)이라는 말이 한국어로 직역했을 때 실체가 없는 것처럼 인식할 수 있어 글로벌 시장의 추세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인식이다.

실물이나 무형도 포함될 수 있기에 포괄적인 개념에서 디지털자산이라 부르는 것이 대중에게 의미 전달 측면에서 명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암호화폐를 법적인 자산으로 인정하는 국제적 추세를 감안해 디지털자산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앞으로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자산 유형을 이용자에게 명확히 전달하면서 PC·모바일 등 모든 업비트 플랫폼에 순차적으로 디지털자산 용어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용어 변경이 아닌 글로벌 거래소로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시장 니즈 간파, 폭발적 거래량으로 돌아오다

지난 2017년 설립한 업비트는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의 저변 확대는 물론 블록체인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등 산업 토대를 쌓은 주축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은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 인물이 비트코인 백서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전 세계를 휘몰아친 글로벌 금융 위기가 비트코인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후 2013년 금융 불안감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위기감에 비트코인의 시장성이 본격 부각된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뜨거운 관심과 별개로 국내 시장은 이렇다 할 반향이 없었다. 비트코인을 연결할 매개체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대중화를 이끌 시장 리더 부재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두나무가 설립한 업비트는 국내 시장의 감춰진 수요를 응집시키면서 한국이 글로벌 시장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음을 간접 증명했다. 

2017년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 업비트는 그해 9월부터 12월까지 단 3개월 만에 세계 1위, 국내 1위 거래량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당시 12월 기준 업비트의 평균 1일 거래량은 5조원, 최대 10조원에 달했다.  

단숨에 투자자들의 니즈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에는 다양한 디지털자산 확보와 마켓 지원이 꼽힌다.

비트코인 등 주류 디지털자산에 머물지 않고 각종 알트코인을 지원하는 등 시장 다양성과 투자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다. 이는 업비트 성장은 물론 시장의 저변 확대라는 지대한 성과로 이어졌다.    

특히 거래 지원 디지털자산에 대한 법률적, 기술적 검증을 철저히 진행해 무엇보다 투자자 신뢰 확보를 우선으로 삼았다.

여기에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한 간편한 로그인과 계좌 개설, 카카오스탁의 기술적 노하우를 접목한 수준 높은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X(사용자 경험)를 갖춘 것도 고공성장을 거들었다.

잇따른 위기, ‘정면 돌파’로 맞서다

그러나 업비트의 기세등등함은 뜻하지 않은 변수에 발목이 잡힌다. 정부 당국이 시장에 직접 개입하면서 첫 번째 시련에 맞닥뜨린 것이다.

2018년 1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해 거래소 폐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폭탄발언’을 던졌다.  

박 장관의 발언 이후 글로벌 암호화폐 시총은 약 100조원이 증발하는 대대적인 폭락장이 찾아왔다. 당시 업비트가 시장 거래량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극단적 조치는 글로벌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만큼 파급력이 컸다. 

여기에 중국 정부도 암호화폐 채굴 제한을 발표하는 등 새로운 산업에 대한 각국 정부의 시각차가 혼재하면서 시장 전체가 성장통을 겪게 된다. 2018년은 일명 ‘크립토 한파’로 대변되는 시기다. 

해외 법인 설립을 위한 자본금 송금길이 차단된 것도 어려움을 더했다. 현재 업비트가 운영하는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의 해외 법인은 자본 수혈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업비트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지 않고 정면 돌파에 나선다.

지난 2018년 9월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개발자 컨퍼런스인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개최는 관련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잘 보여준다.

블록체인 기술 현황과 트렌드를 한데 모아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공론의 장을 마련하면서 블록체인 정보 갈증을 해소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블록체인 개발자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지식을 공유한 결과 혁혁한 결과물이 쏟아져 나왔다.

또한 2018년 3월 블록체인 투자전문 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를 설립해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 지원 사격에 나선 것도 주목할 점이다. 3년 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고질적으로 겪고 있는 자금 수혈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기술 계열사 람다256을 설립도 빼놓을 수 없다. 블록체인 상용화를 모토로 한 람다256은 블록체인 솔루션이 필요한 기업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Luniverse)를 선보였다.

루니버스는 국내 블록체인의 기술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블록체인 솔루션 실사례 구축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국내 블록체인 플랫폼(BaaS) 업체 중 가장 큰 고객사 규모를 자랑한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
이석우 두나무 대표

커지는 시장 기대감

올해 디지털자산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자금세탁 방지 등 디지털자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올 6월까지 구체적 이행을 촉구했다. 

이에 지난달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통과돼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금법 통과는 암호화폐 시장이 제도권에 안착하는 첫 단추인 동시에 글로벌 시장의 시류와 부합하며 투자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이 디지털자산 관리 서비스 ‘KBDAC’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중 은행의 관련 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금법 개정안에 근거한 새로운 사업 모델로 향후 시중 은행과 기존 거래소 간의 치열한 경쟁은 물론 볼륨 확대를 점칠 수 있는 장면이다. 

세계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2월 독일 연방 금융감독청(BaFin)은 독일 시중은행 40여곳을 대상으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 라이선스 신청을 접수했다. 독일 정부는 올해부터 디지털자산을 금융상품으로 간주했다. 은행들의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는 중이다. 

지난해 기관투자자 유입이란 일대 변화를 이끈 미국의 백트(Bakkt) 역시 최근 각종 파생상품 출시부터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커스터디 서비스를 선보였다. 백트는 올해 중 스타벅스에서 디지털자산 결제가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목표 제시다.

도전과 혁신, 이석우 리더십에 쏠린 눈 

업비트의 도전과 혁신을 진두지휘하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의 리더십도 재조명된다. 시장의 커다란 변화를 읽고 업비트를 출범시키는 등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 대표가 특금법 개정안 등 다시 한 번 찾아온 변화의 물줄기를 어떻게 해석할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장면이다.   

이 대표는 국내 IT업계 대표 인사다.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미국 루이스앤클라크 로스쿨 졸업 후 미국 로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4년 NHN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IT업계와 연을 맺었다. 

이후 NHN 시절 인연을 맺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제안에 2011년부터 카카오에 합류한다. 카카오는 당시 신생 벤처기업에 불과했지만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단숨에 국내 대표 IT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와 다음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카카오의 고공성장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등 경영 능력을 입증받았다.

카카오 재직 시절 국민게임 ‘애니팡’부터 카카오톡 서비스 확장의 신호탄이 된 ‘카카오 채널’, 영상통화 서비스 ‘페이스톡’, 동영상 공유 플랫폼 ‘카카오TV’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카카오 성공신화를 뒤로 하고 두나무로 자리를 옮기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블록체인과 디지털자산이란 새로운 솔루션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핵심 동력이 될 것이란 확신이었다.

업비트가 단숨에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른 과정은 이 대표의 혜안과 역량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이 4차산업혁명 ‘넥스트 빅뱅’이 될 수 있다는 진단에 두나무의 역량을 블록체인 기반의 실사례 서비스 구축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블록체인 실사례가 더욱 많아지면 자연스레 디지털자산 활용도와 가치 보전이 뒤따를 것이란 확신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현재 비트코인은 자산적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알트코인들은 침체”라며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투자자들의 실망감과 결부해 좀 더 안전한 쪽으로 트렌드가 바뀌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블록체인 서비스 증명이 가치를 입증해줄 것”이라며 “많은 프로젝트들 경합하면서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가 당분간 이어지고 블록체인 대중화 성공사례 중 게임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비트는 출범 초기 시장을 단숨에 장악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관련 산업의 가치를 일깨우는데 주력했다”며 “단순히 이익에만 함몰됐다면 2018년부터 이어진 여러 환경적 악재들을 극복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에 대한 확신과 비전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모습”이라며 “올해 글로벌 시장이 큰 전환점을 맞는 시기에 이석우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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