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6일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분간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이 부회장은 긴장한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다목적홀 앞에 섰다.
이재용 부회장 대국민 사과는 지난 3월 언급한대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이 권고한 회신 시한에 맞춰 실시된 것이다.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3월 11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 한 7개 관계사(이하 삼성)에 보낸 권고문에 대해 삼성 측은 위원회에 회신 기한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위원회는 5월11일까지 회신 기한을 연장하기로 하였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이 보다 충실한 이행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 부득이 하다고 판단해 삼성의 기한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제안된 권고안에 따르면 "경영권 승계’ 의제와 관련하여, 위원회는 그간 삼성그룹의 과거 불미스러운 일들이 대체로 ‘승계’와 관련이 있었다고 보아, 과거 총수 일가의 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준법의무를 위반하는 행위가 있었던 점에 대하여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반성과 사과는 물론 향후 경영권 행사 및 승계에 관련하여 준법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것임을 국민들에게 공표하여 줄 것"을 요구한바 있다.
6일 발표한 입장문 전문에는 준법 감시위원회가 권고문에서 밝힌 사항이 들어가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은 주저해왔습니다.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치 않은데다가 제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제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경영권에 대한 언급은 재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듯 하다. 3세 경영을 염두에 둔 기업들에게는 반면교사로 작용할 듯 하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자녀 승계 불가 결단은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듯 하다.
이 부회장은 진정성 보여야 한다는 의지를 천명하기 위해 회견 직전까지 발표문을 직접 수정했다고 한다. 오너경영 장점을 들며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정면돌파 했다는 것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입니다.임직원 모두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고 많은 국민들의 성원도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근 2-3개월 간에 걸친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서 저는 진정한 국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실히 느꼈습니다.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는 일에 나선 의료진,공동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시민들,이런 분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습니다."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