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15일 명확한 제조법이 전수되지 않은 전통한지 중 ‘태지’의 핵심원료가 ‘해캄’임을 알아내고, 전통기법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닥나무 섬유에 녹색의 수태를 넣어 만든 태지는 조선 왕실에서 사용하던 고급 한지였지만, 근대화를 거치면서 값싼 화학펄프 종이의 대중화로 인해 한지 시장에서 점차 사라져갔다.
태지는 고문헌에 등장하지만 제법, 원료 등에 관한 정확한 기록이 없으며, 태지의 원료라고 언급되는 ‘수태’의 정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여 복원의 핵심은 ‘수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히는 것에 있었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는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와 협업을 통해 1700년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제작된 태지 실물을 수집하고 현미경적 구조를 분석한 결과, 수태가 민물에 서식하는 해캄류임을 밝혀냈다는 설명이다.
또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조현진한지연구소, 신현세전통한지와 공동작업을 통해 태지 복원을 위한 다양한 제조법을 연구·시도한 끝에 우리나라 전통한지 제조방법으로 태지를 복원했다.
이번 태지의 복원은 우리나라 한지의 다양성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며 한지의 저변확대 유도와 관련 산업 활성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태지 유물은 주로 상류 계층 간에 주고받던 서찰이며 백색 바탕의 종이에 가느다란 녹색 실무늬처럼 더해진 태의 아름다운 장식미로 인해 그 가치가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우리나라 한지 관련 전문가 또는 전문기관 총 24곳에 한지종의 복원 우선순위 조사 결과 태지의 복원요청 수요가 가장 높았을 만큼 태지의 가치가 중요하게 여겨짐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