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삼성 이건희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삼성 측은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고 조화와 조문은 사양한다고 밝혔다.
1942년에서 태어난 이건희 회장은 향년 78세이다. 부친인 이병철 삼성창업주 별세 이후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오늘날까지 삼성그룹을 이끌었다.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4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순천향 대학 병원에서 심폐소생술을 받고 삼성 서울병원으로 이송했으며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재활치료를 받으며 6년 이상을 병상에서 보냈다. 최근까지 자가호흡을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의 역사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글로벌 기업 삼성을 견인한 주인공이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선포’를 했다. 고 이회장은 "여러 도전에 직면해있는 이 엄중한 시기에 대한민국 대표 기업 삼성의 총수는 재벌 체재로 인한 폐해를 바로잡고 혁신 경제로 나아가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고 이 회장은 당시 낡고 썩은 관행을 모두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자는 신경영을 선포하고 위기를 과감한 혁신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핵심 경영진 200여명을 대상으로 4회에 걸쳐 실시한 강연을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라고 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에쉬본의 삼성유럽총본부에서부터 시작한 이 강연은 특히 ‘마누라하고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는 이건희 회장의 말로도 유명하다.
지금도 이선언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그룹은 강연 내용을 모든 사업장에 공유했고 해당 내용은 언론은 물론 산업계의 이슈로 등장했습니다.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바꾼 원동력이자 한국 기업문화의 전환점을 제시할 정도로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이다. 또 국내의 사회 경제계에도 새로운 혁신의 흐름을 일깨웠다는 분석도 있다.
고 이 회장은 일류가 되어야 한다면서 세계 일류를 위한 그룹의 대변신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연설에서 “15만 명 삼성그룹 가족이 제각각 움직이면 배는 제자리에서 뱅뱅 돌게 되나 한 방향으로 나가면 속도는 15만 배나 빨라진다”는 말은 크게 회자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결기준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2조3,000억원의 3·4분기 잠정 실적을 지난 8일 발표했다. 전기 대비 매출 24.6%, 영업이익 50.92%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 팬데믹 상황과 미중 갈등이라는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글로벌 전자 기업으로 선 것이다.
글로벌 시장의 1등인 삼성의 오늘날이 있기까지는 리더의 위기의식과 혁신적인 사고방식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삼성은 고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 대학 MBA를 거쳐 미국 하버드 대학 비즈니스스쿨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했으며 2012년 삼성전자 부회장에 취임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과 AP통신, 교도통신 등도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속보로 타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