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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양미리알찜부터 간고등어 추어탕까지…겨울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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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양미리알찜부터 간고등어 추어탕까지…겨울의 맛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1.02.0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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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코끝에 오래도록 머무는 향기 그 이름, 추억 시린 겨울, 불어든 바람이 그 시절의 기억을 실어 나르고 고이 간직한 옛 기억 속에서 애틋하고 그리운 한 상을 꺼낸다. 

겨울엔 겨울 냄새가 있다. 정신없이 뛰어놀던 아이들을 집으로 불러들이는 건, 몽글몽글 피어오른 굴뚝 연기 사이로 전해지는 ‘밥 냄새’, 담 너머로 새 나오는 청국장 냄새, 아버지 월급날이면 온 마을을 들었다 놓는 고등어 굽는 냄새. 특히 겨울엔 향기가 맛을 부른다. 그 향내를 맡고 있노라면, 그 시절 함께했던 사람, 물건, 시간 그리고 음식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바다 비린내를 사랑한 사람들이 만든 양미리알찜부터, 내륙지방임에도 생선을 먹을 방법을 고안하다 탄생한 간고등어 추어탕까지. 겨울 음식에 담긴 그 시절의 지혜와 추억의 맛을 함께 나눈다.

◆ 강릉 토박이만 안다는 숨은 양미리 요리는 과연? – 추억의 양미리

푸른 겨울 바다를 위를 가르는 배 한 척. 키를 쥔 건 바로 김영배 선장이다. 지금은 한창 양미리를 건져 올리느라 바쁘다. 막 건져 올린 양미리로 만든 양미리 회는 뱃사람들만 먹을 수 있다는 특식. 회 한 점이면 고된 바닷일도 거친 파도도 그저 즐기게 된다. 대를 이어 뱃일을 해오는 김영배 씨에게는 양미리 회 말고도 그만 알고 있는 오래된 양미리 요리가 있다는데. 

그가 선보이는 아주 특별한 음식, 바로 양미리알찜이다. 양미리는 과거 명태를 잡을 때 미끼로 쓰였는데, 손질하는 과정에서 양미리의 알은 전부 제거했다. 자연스레 남은 알로 찜으로 먹었다는데. 어릴 적 그 시절 먹던 그 맛을 재현했다. 경북에서 시집온 아내는 물론 서울 생활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온 큰딸까지, 입안에서 터지는 고소함에 깜짝 놀라는데, 명태가 원 없이 잡히던 그 시절 바다의 풍요까지 상 위에 올린다. 

이에 질세라 아내 태자 씨는 양미리로 국물을 내 장칼국수를 끓인다. 원래 장칼국수는 강릉의 토속 음식인데, 태자 씨는 생양미리를 넣어 장 칼국수를 끓인다. 한 냄비 끓여 놓으면 일하며 뚝딱 한 끼 든든하게 즐길 수 있다. 장칼국수를 먹던 중 때마침 소복이 내린 한겨울 눈송이. 덕분에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든 가족들은 그들을 울고 웃긴 바다에 머문 진한 기억을 돌이킨다. 

◆ 과메기로 파스타를? – 과메기의 원조, 청어 과메기

이 계절이면 누구라도 와서 일손을 보태야 하는데, 그래서 긴급 투입된 진희 씨 큰 딸 주연 씨가 과메기로 아주 특별한 도전을 준비한다. 그것은 바로, 과메기 파스타. 처음엔 엄두도 내지 못했었는데, 서양의 멸치젓인 안초비만 넣고 파스타를 만드는 것을 보고, 과메기 파스타를 고안했다고 하는데. 과연 그 맛은 평생 바다에 기대 산 어머니와 할머니의 입맛을 자극할 것인가. 한국인의 밥상에서 처음 공개한다.

이른 아침부터 청어를 공수하는 김진희 씨. 청어 과메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꽁치 과메기가 생겼지만, 아직도 청어 과메기의 맛을 잊지 못한다는 진희 씨의 가족. 찬바람과 함께 온 아버지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어릴 적 과메기를 손질하는 기술도 없었던 시절, 아버지가 처마 밑에서 말린 청어를 가져와 손질해 주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는 진희 씨. 아버지에 대한 그리운 마음 가득 모아 열심히 일하는 딸을 보면 애틋하고 안쓰러운 어머니 이경출 씨. 몸을 움직이는 게 예전 같지 않아 좀처럼 마음만큼 딸의 일을 도와주지를 못한다는데. 대신 최고의 보양식, 청어알 조림으로 딸의 언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인다.

◆ 비린 향기를 사랑한 내륙 – 안동 간고등어

해안 지역인 영덕과 약 80km 떨어진 안동. 내륙에서도 고등어를 먹기 위해 염장해 나르던 것이 지금의 간고등어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안동 학봉 종가에서는 제사상에 올라가던 물품 항목에도 고등어가 빠지지 않을 정도로 안동 사람들의 고등어 사랑은 대단했다. 안동의 한 마을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사 온 고등어의 염장을 도맡아 하는 이가 있다는데 바로 김도환 이장.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지닌 그는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는데, 그와 마을 어머니들이 따뜻한 겨울 한 끼를 먹기 위해 모였다. 

가장 먼저 간고등어를 굽는데, 숯불에 노릇노릇 타오르는 내음은 옛 시절 고등어 한 조각 얻어먹는 게 힘들었던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씹으면 씹을수록 맛있는 고등어처럼 씹어야 제맛을 내는 음식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노가리찜! 그뿐만 아니라 살얼음 동동 띄운 안동 식혜부터 시래기 넣고 얼큰하게 끓인 고등어 추어탕까지. 고등어가 떨어질 날이 없을 정도로 고등어를 사랑하는 마을 사람들. 그들이 꽃피우는 옛 추억 이야기가 밥상과 함께 버무려진다.

◆ 아이가 된 어른들 – 그 시절의 민물 생선

또 하나의 내륙지방이자 마을 사람들이 똘똘 뭉친 여주시 산북면 명품리. 천렵을 함께 하며 물장난을 치고, 잡아 온 메기를 짚불에 구워 먹으며 서로에게 장난을 치면 마치 꼬꼬마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한다.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 함께 어울리는 게 이들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한편에선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나눠 먹기 좋은 음식인 돼지고기 묵은지말이를 만들며 한겨울을 따뜻하게 데운다.

추억을 돌이킬 때 필요한 건 음식만 한 게 없다. 이들 중 장을 담그는 최예숙 씨 부부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말린 메주를 띄웠다가 몇 달 후 장을 담근다. 어머니에게 배운 그대로 담그는 장맛은 과연 일품이다. 센 화롯불에 김치 반, 청국장 반의 비율로 보글보글 끓인 청국장은 고마운 어머니의 기억과 맛을 되살아나게 한다. 예숙 씨가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비법이 한 가지 더 있다는데! 바로 단풍 깻잎 장아찌이다. 겨울에는 먹을 수 없는 깻잎을 염장해 뒀다가 매운탕을 끓이면 매운탕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 현철씨의 마음도 바꾸어 놓는 음식이 탄생한다고. 그 누구보다 그 시절 어머니의 노고를 알기에 그립고 고마움이 가득 차오른다.

배우 최불암이 진행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4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 

 

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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