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예부터 충청 지방의 핵심 도시로 교통의 요지와 과학 도시로 잘 알려진 대전광역시. 더불어 도시를 두르고 있는 산과 울창한 숲, 하천과 호수의 풍성한 물길이 그려내는 자연의 모습은 생태 도시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인공 호수인 대청호는 대전과 충청의 젖줄이다. 대전의 너른 산과 자연에서 인연을 맺은 이상은 산악 사진가와 홍미애 세종시청자미디어센터장이 대청호에서의 새해맞이 여정을 이어간다.

대지를 새하얗게 물들인 눈길을 따라 민평기 가옥에 닿는다. 민평기 가옥은 조선 말 고종황제의 승지를 지낸 민후식이 지은 집으로 현재는 그의 후손이 거처하고 있다. 세월의 흔적과 나뭇결이 그대로 도드라진 소박한 기와집에 하얗게 내려앉은 눈 풍경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1구간 날머리 두메마을에 들어서자 연기를 폴폴 뿜어내는 가마솥이 일행을 반긴다. 자식 같은 일행에게 새해 떡국을 나누는 할머님의 마음과 시골 인심에 절로 마음이 따뜻해지고 어린 시절 할머니와의 추억도 떠오른다.

4구간 호반낭만길은 호숫가에 피어난 풍성한 억새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낭만 가득한 길로 대청호오백리길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은 코스이다. 탐스럽게 내리는 눈송이가 낭만을 더하고, 낭만 어린 풍경에는 시 한 수가 떠오른다. 경쾌한 장구 소리가 들려오는 명상정원에 닿자, 설을 맞아 연을 날리는 가족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정겨운 설 풍경에 올해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은 기대감이 샘솟는다.

5구간 백골산성낭만길로 이어지는 여정. 물속에 잠긴 고향을 추억하며 대청호오백리길을 걸으니 부모님 생각이 더욱 짙어진다. 예쁜 꽃으로 그려낸 부모님 이름 석 자를 가슴에 새기고 백골산으로의 산행을 시작한다. 백골산은 언뜻 보기엔 높아 보이지도, 가팔라 보이지도 않아서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산행의 맛이 있는 옹골찬 산이다. 부드럽고 완만한 산세는 강살봉을 지나자 가파르게 그 표정을 바꾼다.

백골산 정상부에 있었던 백골산성은 가파른 곳에 지어졌던 터라 완전히 무너져 내려 현재는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근방의 계족산성, 관산성과 함께 대전이 삼국시대 전략적 요충지였음을 짐작하게 할 뿐이다. 백골산 정상에 닿자 멋스럽게 휜 소나무 너머로 다도해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고향의 추억과 그리움을 안고 낭만과 웃음이 피어나는 대청호를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14일 오전 7시 20분 KBS 2TV 방송. 

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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