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도 방역과 경제, 문화 등에서 모범적인 성과를 내며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 하지만 놀라운 성장의 이면으로 계층 간 불평등, 양극화의 그림자는 짙어지고 있다. 새롭게 시작되는 2022년 임인년, 대한민국의 정확한 현주소는 어디에 있는가. 대한민국이 보다 성숙한 사회로 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다양한 저술과 강연 활동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주고 있는 중앙대 김누리 교수가 우리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안한다.
# 세계가 인정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스웨덴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가 발표한 세계 민주주의 수준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천만 명 이상)에 속한 국가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민주주의 선진국인 영국, 독일, 미국 등을 모두 제친 결과이다. 군사 독재의 어두운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나 세계가 인정하는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난 대한민국. 하지만 제도적 민주주의의 성장과는 별개로 국민 개개인의 삶은 극심한 불안과 살벌한 경쟁 속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현실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김누리 교수는 그 원인을 브레이크 없는 무한 시장경쟁체제의 잔혹함에서 찾는다.
# 고속 성장의 이면, 대한민국의 아픈 현실 ‘불평등’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데 성공한 대한민국. 하지만 그 이면에는 부끄럽고 뼈아픈 현실이 존재한다. 바로 날로 심각해지는 불평등의 문제이다.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불평등 정도는 세계 최고 수준. 상위 10%와 하위 50%의 부의 차이가 무려 52배에 이른다. 김누리 교수는 우리나라의 불평등 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는 한 원인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능력주의’를 꼽는다. 성공도, 실패도, 모두 개인의 능력에 따른 결과이자 책임으로 인식하는 ‘능력주의’의 함정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과연 이 함정에서 우리는 어떻게 빠져나올 것인가.
# 정치와 교육의 대전환
김누리 교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조건으로 정치의 대전환을 제안한다. 민의를 대변하고 다양한 개인의 요구와 이해를 담아내야 할 국회. 하지만 우리 국회는 그 구성부터 불평등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성별과 직업 등에서 극심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개혁하고 진정한 대의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환이 필요한가. 교육에서도 대전환이 필요하다. 사회 전체를 휘감고 있는 무한 경쟁과 능력주의 속에서 극심한 입시경쟁과 서열화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의 교육. 사회, 경제적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는 데 기여해야 할 교육은 그 역할을 상실한 채 오히려 불평등을 대물림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오직 승자와 패자만을 남기는 지금의 교육으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고 김누리 교수는 지적한다.
# 삶과 인식의 대전환, 라이피즘(Lifism)
지난 220년 동안 인류는 자본주의의 발전과 함께 풍요를 얻었지만, 그 대가로 자연과 환경, 그리고 인간성을 훼손시켰다. 김누리 교수는 인류가 이룬 이 놀라운 물질문명의 토대 위에서 이제 새로운 삶을 고민하자고 제안한다. 약육강식의 잔혹한 질서를 벗어난 생명 존중, 인간 존중의 삶, 바로 ‘라이피즘(Lifism)’으로의 전환이다.
‘이슈픽, 쌤과 함께’ 김누리 교수(중앙대 독어독문학)편은 1월 2일(일) 저녁 7시 10분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비디오 글로 만드는 '비글톡'
▶핫이슈를 빠르게 'CBC뉴스 텔레그램'
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