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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아이들과 함께 한 사랑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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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아이들과 함께 한 사랑의 밥상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2.05.0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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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올해는 어린이날을 선언한 지 100년이 되는 해. 푸르른 5월, 함께 놀며 함께 먹고 함께 자라는 아이들과 한때 아이였던 우리들의 입맛을 다시게 하는 몸과 마음을 키우는 사랑 한 술, 마음 한 상을 ‘한국인의 밥상’에서 만난다.

육아일기, 그렇게 부모가 된다 - 사랑보다 더 좋은 음식이 어디 있을까? 

경주시 안강읍, 부산에서 교직 생활을 하고 있는 손상희, 이문옥 씨 부부는 주말마다 이곳에서 생활하며 새터전을 꾸미는 재미로 살고 있다. 오랜만에 내려온 아들 어진이 덕에 모처럼 미루던 일들을 해보겠다는 상희 씨. 오늘의 임무는 마당에 디딤돌 깔기! 어설픈 부자의 모습에 문옥 씨가 나서니 일이 슬슬 제 속도를 낸다.  

마당 한편, 부부가 가장 공을 들였다는 공간에는 가족의 모든 추억이 저장되어 있다는데. 부부가 아들을 키우며 기록한 육아일기뿐 아니라 상희 씨의 아버지가 쓴 오랜 육아일기까지 가족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란다. 목수일을 하셨던 상희 씨의 아버지는 한글을 배운 적이 없어 스스로 깨우친 서툰 한글로 한 자 한 자 아들의 순간들을 기록으로 남겼는데. 거칠고 투박한 손으로 기록한 일기를 보고 있자니 눈물이 절로 난다. 상희 씨는 자식을 키우며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되었다고. 

입맛 까다로운 아들을 위해 육수에 쌀가루와 다진 채소를 넣고 슴슴하게 끓인 엄마표 채소죽, 채소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을 위해 김치나 명이장아찌에 볶음밥을 넣고 둘둘 만 채소말이밥. 좋은 걸 먹이고 싶은 엄마의 정성이 담긴 음식이 만들어진다.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가 해주던 음식은 상희 씨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일하랴 자식들 끼니 챙기랴 바쁜 아버지가 멸치 육수를 내 소면 잔뜩 넣고 끓인 잔치국수는 종종 아이들에게도 해준다고. 사랑보다 더 좋은 음식이 어디 있을까? 짠기 가득한 고된 날이 지나고 사랑을 간직한 채 사는 가족의 밥상에 함께 해본다. 

우리는 숲에서 살고 있습니다 - 아이를 키우며 부모도 함께 성장한다 

5년 전 도시를 떠나 남한산성 중턱으로 이사를 왔다는 곽진영, 최정필 씨 부부. 월급은 반으로 줄고, 불편한 것도 물론 있지만. 부자가 된 것 같다며 얻은 게 더 많다는 진영 씨. 세 아이와 함께 숲속을 누비고, 부끄러움 많은 다슬기와 숨바꼭질하며 자연 그대로를 보고 느끼고, 철마다 먹을 수 있는 나물을 구별할 줄 알게 되었다는데. 숲은 가족에게 친절한 배움터. 도시에서 나고 자란 엄마, 아빠도 숲에 살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 중이란다. 

요즘 세 자매는 돌 틈에 피어 자라는 돌나물 뜯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아이들이 가져오는 나물 덕에 진영 씨도 하나둘 배우는 게 많다는데. 이름 모를 풀에서 향긋한 봄나물로. 간단해도 입맛 돋는 새콤달콤 돌나물무침, 고사리손으로 정성스레 뜯은 꽃다지와 제비꽃을 얹어 부친 화전이 맛있게 익어가면 눈으로 입으로 맛보는 화전이 완성된다. 엄마, 아빠의 합주에 아이들이 입을 모아 노래하면 서툴지만 그렇게 하나의 가족이 완성된다.  

나 어릴 적에는 – 구례 하사마을 그림 할머니들의 추억 속 동심의 맛 

지리산 자락의 구례 하사마을. 그림 삼매경에 빠진 할머니들은 2016년 지역에 사는 화가에게 그림을 배우기 시작해 전시회도 열고, 그림책을 내기도 한 엄연한 그림책 작가들! 오랜만에 잡는 색연필이지만 얼핏 봐도 만만치 않은 실력들인데.  도화지 위 알록달록 추억 꽃이 피고, 어제인 듯 생생한 그때의 풍경들처럼 그 시절 먹던 달큼함이 혀끝을 맴돈다.  

그중 첫손에 꼽는 건 술빵. 형제가 많은 집에서도 부족하지 않게 먹을 수 있던 주전부리였다. 막걸리를 넣어 반죽한 다음 반나절 숙성시켜 부푼 반죽을 찜솥에 찌면 끝. 빵 찌는 냄새가 어찌나 좋던지 침이 꼴깍거려 아무개 집 빵 찐다고 온 동네 소문이 날 정도였다는데. 엄마가 확독에 수수를 갈아 되직하게 반죽해 부쳐주시던 수수부꾸미는 생일이나 어린이날에 맛볼 수 있던 별미. 한 접시 담아놓으면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이 없었다고. 팥과 동부콩을 삶아 으깨고, 체에 걸러 만든 칼국수는 손이 많이 가도 자식들 끼니 걱정하던 엄마의 마음이 담겨있다. 돌아갈 수 없어 더 그리운 그때. 함께 모여 그림 그리고, 추억을 떠드는 하사마을 소녀들의 동심을 맛보다.  

세상 모든 아이들을 위한 한 끼 - 남해 빵식이 아저씨 이야기 

남해초등학교에서 걸어서 1분 거리. 매일 새벽 5시면 하루를 시작하는 김쌍식 씨는 33년 차 베테랑 제빵사. 하루에 만드는 빵 종류만 약 서른 가지라는데 날이 밝기 시작하면 손보다 마음이 더 바빠진다. 아이들 등교 시간에 맞춰 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면 금세 7시 반. 서둘러 방금 만든 빵과 요구르트를 가게 앞에 올려두면 아이들의 인사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오늘의 빵은 단골손님 민지가 주문한 크림빵. 아이들에게 맛있다는 소리를 들을 때 제일 행복하다는 쌍식 씨는 아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2년째 등굣길 빵 나눔을 하고 있단다. 자신이 어려웠던 어린 시절, 주위에서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그대로 나누고 싶다는데. 빵식이 아재로 소문이 나면서 나눔에 동참하는 이웃들도 생겼다. 건강한 재료로 아이들을 위해 빵을 나누는 쌍식 씨의 하루를 함께 해본다. 

압해도 아이들 -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 

전남 신안, 육지와 다리로 연결된 섬 압해도. 압해도를 품은 넓은 갯벌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생태계의 보고.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던 어린이 어부들이 서둘러 어둠 속 갯벌로 나선다. 낙지가 불빛을 따라 갯벌 밖으로 나오는 습성을 이용해 잡는 맨손어업인데.  압해동초등학교의 전교생 48명이 마을 어촌계 소속으로 맨손어업 면허를 받았다. 단순 갯벌체험이 아닌 어린이 어부들이 잡은 낙지를 직접 위판장에 판매할 수도 있는 정식 면허란다.

자연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고, 일하며, 만들어 먹는 모든 과정이 교육이고 삶인 압해도 아이들. 압해도에서 나고 자란 강미라 씨는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웃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아이를 키우며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함께 먹고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를 실천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누리고 있는 자연이 곧 재산임을 알려주고 싶었다. 

오늘은 아이들이 직접 솜씨를 뽐내보겠단다. 밀가루 반죽에 톳과 검은깨를 넣어 반죽하면 톳에 거부감 있는 아이들도 고소한 맛에 술술 잘 넘긴다고. 잘 치댄 반죽을 떼어 넣고 마지막에 낙지를 넣으면 시원한 해초수제비 완성. 섬에 살아도 아이들에게 해초는 익숙한 식재료가 아니라는데. 양념에 버무린 가사리와 채소를 육전에 넣고 만 소고기가사리편채는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맛. 김치와 주꾸미, 삼겹살을 넣고 볶으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주꾸미삼겹살볶음. 요즘 한창 철인 주꾸미에 자연산 굴까지 맛을 보탠다. 밥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필요한지 직접 경험하고 배우는 압해도 아이들을 만나본다.

배우 최불암이 진행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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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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