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CBC NEWS] 3월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은 먹거리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품질에 민감한 일본인에게 무엇보다 직접 먹는 음식에 문제가 생긴 것은 대지진에 버금가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최근 KOTRA가 발간한 ‘일본 지진 이후 식품시장 현황’에 따르면, 일본의 식품시장은 현재 지진·쓰나미의 직접적인 피해에, 방사능 공포, 전력부족, 여기에 신뢰도 하락까지 겹치며 5중고를 겪고 있다. 지진 발생 초기에 비하면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지만, 생수, 유제품, 맥주 등 많은 식품들의 생산이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본정부(후생노동성)는 식품 규제조치 완화를 통해 품귀현상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 구호물자의 신고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수입실적이 있는 제품의 경우에는 추가 보고를 별도로 요구하지 않고 심사를 종료하는 등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특히 생수 등 음료수의 경우, 수입식품에 일본어 표시 라벨 부착을 의무화한 JAS법을 완화하여 현재 한국의 많은 생수 제품이 한글 상표와 라벨 그대로 현지 일본 소매점에서 팔리고 있다.
이러한 조치로 한국식품의 대일 수출도 생수, 컵라면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일 수출 증가로 한국의 올해 4월 생수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약 10배 정도 늘어난 1,236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컵라면 수출 또한 평상시 대비 약 2.5배 증가했다. 최근에는 생수 메이커 뿐 아니라 유통회사도 생수 대일 수출에 나서고 있어, 유통대기업 E사의 경우 자사 브랜드 상품(PB) 생수를 일본 유통대기업인 AEON사를 통해 4월에만 1만5천개 수출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우리기업의 수출이 늘어난 이유로는, 한국식품 품질수준이 올라간 점과 일본 사회 내 “한류”의 전파로 우리기업들의 현지인지도가 높아진 점이 꼽힌다. 실제로, 지난 4월22일 KOTRA가 주최한 “일본 지진복구 대응 글로벌 유통기업 방한 상담회”에 참가한 일본 A사는 “지진 이후 일본 주요 유통기업들이 한국산 식품을 찾는 것은 품질에 대한 믿음 때문” 이라고 밝혔으며, 다른 참가사인 I사는 “한류로 인해 일본소비자들이 한국 식품에 친숙해진 것도 플러스 요인” 이라고 우리 식품의 인기를 설명하기도 하였다.
KOTRA 일본사업처 정 혁 처장은 “일본 대 지진에 이은 원전 사고로 일본산 식품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일본 자국식품에 대한 대체수요가 한국산 식품의 수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라고 밝혔으며, “이번 상황을 계기로 일본 유통 관계자와 소비자들에게 품질에 대한 믿음을 확실히 심어준다면, 향후 일본 내 의미 있는 고정수요를 확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