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CBC NEWS] 오는 7월 1일부터 664개 약 가격이 최대 20% 깎이고, 211개 약은 더 이상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 "5개 효능군에 속하는 약 2398개 품목에 대해 약효와 가격 적정성을 재평가한 결과 임상적 효능이 떨어지는 211개 약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같은 효능을 가진 약 가운데 상대적으로 비싼 664개 약은 3년에 걸쳐 20%까지 약값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인해 복지부는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약값 2천6백여억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부 계획대로 약값이 내려가면 소비자 부담도 그만큼 줄어 환자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 약 8백억 원 줄어든다.
이번 약값 인하는 2007년부터 순차적으로 실시해온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 재평가'사업의 일환이다. 복지부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약을 너무 많이 먹고 약값도 너무 비싸 건보 재정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약효가 떨어지는 약은 보험 적용을 중지하고, 효능별로 약의 상한가를 20%씩 낮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08년 편두통 치료제를 시작으로 2009년 고지혈증 치료제, 올해 초 고혈압 치료제 등 총 1899개 약품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390개 약값을 깎고 13개 약을 퇴출시켰다.
복지부 류양지 보험약제과장은 "올해 말까지 나머지 41개 효능군에 속하는 1만개 약에 대한 평가를 완료할 것"이라며 "재평가가 끝나면 추가로 5천억 원(환자 부담액 150억원)의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평가 대상은 순환기에 작용하는 약, 소화기에 작용하는 약, 소화성 궤양 치료제, 장질환 치료제, 골다공증 치료제 등 5개 효능군이다.
그러나 잇따른 약값 인하에 제약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한 중소 제약사 대표는 "건강보험에서 빠지면 의사도 더 이상 약 처방을 안 해 그 제품은 죽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협회 갈원일 전무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해 어느 정도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업계 타격이 너무 크다"며 "작년부터 이어진 약값 인하 조치로 시장 규모가 9천억 원 줄고, 앞으로 2~3년간 업계는 10% 가까이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한 뒤 이어 "고용이나 연구비까지 줄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윤 기자 press@cb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