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체질 의학](2)
[메디컬이즈팀] 심문경 박사의 ‘이야기가 있는 체질의학’을 연재합니다. 자신의 체질을 올바로 알고 체질에 맞는 섭생으로 내 몸의 건강을 지키세요.
■다이어트 열풍이 만든 신 빈곤층
동무 이제마가 100여 년 전에 처음으로 당사로서는 너무나 혁명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체질론을 주장한 이후, 사상체질의학이 겨우 명맥만 이어오다가 우리나라에 터를 잡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로 당시까지만 해도 국민 대다수의 사람들이 허약한 편이었다. 그 무렵에는 ‘허약함이 만병의 근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던 것이다.
사실, 사상체질의학은 완전한 의학이 아닌 실증의학으로 치우쳐 있기에, 기초체력이 갖춰진 사람에게는 속된 말로 ‘끝내주게’ 효과가 있다. 즉, 기초체력이 갖춰진 환자들이 장부의 불균형으로 인한 병증이 있을 때는 그야말로 끝내주게 치료가 잘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던 60년대에는 사상체질의학이라는 개념이 사람들에게 상당히 낯설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기초체력이 떨어지는 환자를 상대로 치료해야 했던 시절이라 그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론적으로 볼 때에는 틀림없이 나아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학문과 임상의 괴리이다.
그렇다고 ‘왜 안 되는 것일까?“를 물을 필요조차 없는 실정이었다.기초체력이 너무 낮았기에 사상체질의학이 치료효과를 발휘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당시의 한의사들은 사상체질의학을 중요시 여기지 않았고 ‘체질을 네 개로 분류해서 치료를 해보니 낫지도 않더라’라는 말만 무성했다. 설사 그들이 제대로 체질진단을 했을지라도 기초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환자를 상대로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나을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상체질의학이 민족의학의 큰 줄기로 자리를 잡을 수 있기 까지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다가 198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어 삶의 질이 향상되고 기초체력이 뒷받침되면서 점점 사상체질의학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임상가들을 중심으로 사상체질의학이 제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처럼 사상체질의학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겨우 20여년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로 내가 한의학을 공부하던 시절만 해도 사상체질의학의 학문적 가치가 철저하게 경시된 채 6년을 장부변중에 대한 공부만 했었다. 시대적 상황이 ‘기운 없고 추위 타고 소화 안 되고 피곤해하는’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소음인적 견해에서 보약을 먹여야 한다는 추세가 강했고, 보다 정확한 접근 아예 생각조차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사상체질의학이 빛을 발하고 있는 요즘 난데없이 신 빈곤층이 형성되고 있다. 돈의 개념이 아닌 건강의 개념에서 또 다른 빈곤계층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 주범은 바로 다이어트이다. 실제로 1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여성들에게 전반적으로 ‘기초체력 저하’라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살을 너무 무서워해서 도대체가 먹지를 않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먹어도 전혀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음식만 먹고 먹어서 보약이 되는 음식은 아예 먹지를 않는다.
비만이 걱정된다면 몸에 보약이 되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운동을 하면 될 것이 아닌가! 그런데 요즘 여성들은 너무 먹지 않아 운동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을 만큼 신 빈곤층으로 전락해버렸다. 어찌할 노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