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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강남-강북 25.7線으로 갈라지나’
기사입력: 2011/08/27 [11:41]  최종편집: ⓒ CBC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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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일
25.7%.

8.24 주민투표 투표율을 두고 승리니 패배니 하며 ‘진영’에 따라 반응이 각각 다르다.

여당은 예상대로 패배를 쉽게 시인하지 하지 않고 있고 야당은 무슨 대첩이라도 거둔 양 희희낙락하고 있다. 25.7%를 받아든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국민들은 이 숫자를 매우 암울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 일부의 국민들은 25.7%에 담긴 함축된 많은 의미 속에서 좌절하고 있다.25.7%는 내전 직전까지 와 있는 대한민국의 실체를 드러내 주고 있다.

강남은 강남대로 강북은 강북대로 적대감만을 쌓고 있다. 대한민국은 38도선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갈리었다. 지리적 위치가 가른 남북은 이념까지 덧칠해져 동족 상잔의 비극을 치렀고 정전 이후 냉온탕을 오가며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38도선이나 치열한 교전 끝에 그어진 155마일 휴전선은 차라리 납득할 만하다. 여기에는 우리 힘으로 이루지 못한 독립의 원죄가 담겨 있다. 미국과 소련이라는 양강이 ‘이데올로기’라는 외래 사상을 주입시켜 양쪽 국민을 괴뢰화 시켜 싸움을 벌이게 했다.
 
그때 우리는 쌀이 부족했고 물자가 귀했고 변변한 산업시설도 없었다. 너무나 힘이 없었기에 외세의 조종대로 움직여야 했다. 그 때 그 약체의 땅에 그어진 금기의 선은 ‘남과 북’이라는 새로운 역사적 용어를 낳았다.

이것은 지리적인 그리고 이데올로기적인 외부적인 조건에 영향을 받아 그렇게 된 것이라고 위로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 또 한 번 선이 그어졌다. 25.7%는 단순한 득표율이 아니다. 거듭 말하지만 대한민국에는 8월24일 기점으로 25.7선이 그어졌다. 강남과 강북사이에는 한강이 가로 놓인 것이 아니라 25.7선이 가로 놓여 있다.
 
이번 투표 결과만 두고 보자면 강남과 강북의 간극은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남북 못지않게 크다.강남과 강북은 어느덧 서로 서로에게 질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마치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 같다.

더 고약한 것은 특정세력들이 , 좀 더 정직하게 말하자면 정치인들과 지식인들, 일부 언론들이 상처를 계속 덧들리게 하고 있다. 아물면 하면 터지는 상처는 이제 고름을 짜도 짜도 낫지 않는 고질병이 되어 버렸다.

한 유명인사는 강남사람들이 잘 사는 이유를 잘 알겠다는 트위터를 올려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결론적으로 그가 말하고자 한 것은 계급적 이익을 과장되게 지키는 부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강남에도 혹은 그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그 거주공간에도 얼마든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인간단위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런 그의 극단적 논법에 따르면 강남은 소돔이나 고모라다. 이것이 강남사람들을 계도하고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있을까. 소돔과 고모라를 말한다면 의인을 빼놓을 수 없다. 아무리 이 사회가 계급적으로 편견이 강해도 강남이 고모라 같지는 않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강남에 살면서도 주민투표를 안 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자신의 계급에 동조하지 않고 파열음을 냈던 것은 강남과 강북이라는 새로운 내전선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강남좌파는 이제 강남우파보다 더 냉소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강남 좌파 별 것 아니다. 기득권을 가졌지만 조금 나눠줄 수 있고 나눠줘야만 자신의 재산권을 억만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집단들이다.
 
이상적으로 본다면 기회주의 좌파이며 부티 부르주아와 다를 바 없는 집단이다. 기본적 변혁에 대한 열망보다는 개량에 의한 사회 변화를 선호하는 집단이다.

높은 학력, 높은 연봉, 쿨한 마인드로 무장한 더 ‘영악한 속물’ 그룹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강남에서는 이들은 의인이다. 서글프지만 그들이 의인이기 때문에 소돔과 고모라가 되지 않은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상황의 극악성에서 나온 의인 집단이 겨우 이것 밖에 안돼 유감이겠지만 현실을 인정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신이 세상을 징치하지 않는다. 대신 나서줄 사람도 없다. 지금 강남의 상황에서 많은 희망은 없다. 강남 안에는 부의 축재를 위해 쌓은 죄업들이 수미산을 능가한다. 가렴주구형 부자, 세금포탈형 부자, 특권편법 부자, 권력남용형 부자, 민족멸시형 부자 등이 있다.
 
그것에 대한 단죄를 말한다면 세상을 보는 눈은 더 비관적이 될 수밖에 없다. 강남의 탐욕에 면죄부를 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부를 기준으로 갈라진 카스트 제도를 허용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뭐든 간에 강남과 강북을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갈라 놓으려는 행동은 죄악이라는 것이다.
 
강남을 옹호해서 얻는 정치든 강남을 비판해서 얻는 권력이든 둘 다 지양해야 한다. 강남이 아무리 미워도 분리 수거해야할 대상이 아니다. 강남을 강남 안으로 숨게하는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뺄셈의 정치를 해서 얻는 권력이 국태민안을 이룰 수 있을까 잘 헤아려야 한다.

우리는 평범한 이웃들이 만나 얼굴을 맞대고 사는 세상을 원한다. 공생발전을 원한다면 지금같은 해법으로는 안된다. 강남은 상대적 박탈감이나 열등감에? 귀 기울여야 한다. 단순히 복지포퓰리즘이라는 이름으로 경쟁사회의 사회안전망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한다.?

퇴임한 서울시장을 향해 보수 언론들은 보수의 아이콘이나 투사라고 명명했다. 서울시장이 투사였다는 논리가 먹히는 세상이다. 투사인 서울 시장은 시민들과 적이 되어 싸웠다는 의미 아닌가. 즉 25.7%를 지지한 지지자 말고는 나머지는 적이었다는 말인가?

오세훈 시장에게 쏟아진 찬사는 중과부적이었지만 잘 싸웠다는 말이었다. 모두를 싸움의 도구 나 싸움꾼으로 만들고 있다. 공동체에서 무기가 많아지고 무력이 추앙받는 다면 그곳은 행복한 곳이 아니다. 평화가 있을 수 없고 싸움만이 가치가 커진다.

이 논리가 과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강남 영역과 강북 영역에서 벌어진 결과를 보면 지나친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비극이 알차진다면 희극이 될까. 양 진영은 비극을 희극처럼 보고 있다. 무상급식이라는 사안에 강남의 일부 지역에서 투표율이 무려 60%가 넘었다.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유하다는 블록에서 행해진 일이다. 여기에는 대한민국 공무원들도 접근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동족상잔의 비극은 원인 제공자인 외세가 사라지면서 엷어지고 있다. 차라리 남북의 통일이 25.7선 보다 낮다고 할 수 있다.주민투표 이전 까지만 해도 강북과 강남이 이런 사이는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마음 속의 증오로 패혈되고 있다.내전을 원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소모적인 싸움붙이기는 중단되어야 한다. 남북으로 갈린 것도 억울한데 강남과 강북이 적대적이어야 하는 지 정말 자문해봐야 한다. 강남은? 대한민국의 힘이 되어야지?특정 세력의?힘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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