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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내 휴대폰 문제, 청소년만 탓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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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내 휴대폰 문제, 청소년만 탓할 것인가
  • 관리자
  • 승인 2011.06.2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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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CBC NEWS] 수업중인 교사의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하거나 교사 몰래 집단으로 춤을 추는 등의 모습을 인터넷 사이트에 생방송하거나 올리는 청소년들의 행동이 교사들의 초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과 함께 교권 침해의 새로운 현상으로 최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인터넷 생방송 논란은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그저 단순한 통신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분신처럼 자리매김한 휴대폰의 진화에 따른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과 문화콘텐츠적 트랜드의 영향이 기저에 깔려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유비쿼터스(Ubiquitous)환경의 발전은 청소년들에게 거대한 세상과의 심인성 소통욕구를 불러일으켰지만 정작 청소년들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 현장은 이러한 시대 환경의 욕구를 충족하거나 대리만족할 수 있는 콘텐츠적 환경이 부족해 청소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과 욕구불만(Frustration)을 야기하기에 충분하다. 차가운 사이버 세계에서 세상과 함께 따스한 온기로 호흡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Two-way communication)의 자세와 그 질적, 양적인 모바일(Mobile) 교육이 학교에서 제대로 수행되었을지도 의문이다. 하기에 휴대폰 문제 전체를 두고 청소년들을 일방적으로 탓하기에는 곤란하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이웃나라 일본이 교내에서 휴대폰 소지를 금지하고 있으니 우리나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지만 그것 또한 곤란한 발상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일본인들의 남에 대한 배려와 피해를 끼치는 것에 대한 극도의 조심함과 엄격한 훈육은 일본 청소년들에게 수업중 휴대폰 사용금지에 대한 광범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일본은 이러한 공감대 위에 청소년들의 학습에 휴대폰이 오히려 지장을 줄뿐더러 유해매체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교내 휴대폰 소지 금지를 추진하지만, 우리나라는 공부도 못하는 문제아들이 정신나간 행동으로 면학분위기를 저해하고 교권을 침해하고 있으니 교내 휴대폰 소지를 금지해야 한다는 접근방식의 차이를 보이며 이는 청소년을 보호하고자 함과 청소년을 통제하고자 함의 극명한 차이로 표출된다.

즉, 디지털 시대의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겠다면서도 아날로그적 규제와 낡은 통제적 시스템의 존치로 대부분의 학교 교칙에 교내 휴대폰 소지를 금지하는 조항을 두고 있으면서도 사실상 청소년들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해 교칙을 허수아비로 만들었고, 그렇다고 수업시간에 휴대폰 사용의 자제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휴대폰 소지금지도 모두 실패하고선 그 탓을 청소년들에게만 돌리고 있는 형국이다. 흡사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을 보고도 ‘요새 청소년들 무섭다’며 그냥 외면하고선 뒤에서 말세라며 혀를 차는 모습과 비슷한 시각인 셈이다.

수업중인 교사의 모습을 촬영해 생방송한다는 것 자체는 논란이 되고 있는 초상권은 물론이거니와 본인의 동의여부와 상관없이 본인이 공개되는 인격의 침해 문제이자 교사가 가진 고유한 교육 콘텐츠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일종의 저작권 침해이기에 분명 잘못된 행동이고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교사를 폭행하거나 교실을 통제 불능으로 만드는 일부 사례가 있다면 단호히 제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교사가 교권을 침해당했다며 학생의 인권과 충돌해 휴대폰을 빼앗는 규제의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는 건 사실이다.

교내 휴대폰 소지 금지와 사용시간 제한은 이미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인권침해라는 결론이 난 상태다. 심각한 휴대폰의 ‘찰칵’ 소리 대신 서로 소통되는 마음의 벨소리가 학교내에 울리기 위해서 엉뚱하게 인권위원회나 진보 교육감 탓을 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교사와 학생이 상호 신뢰하고 존중하는 사랑의 학교를 만들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순서다. 평소에는 청소년들에게 관심도 없다가 무슨 문제만 터지면 청소년들이 문제라며 마치 모든 청소년들의 문제인 양 호들갑을 떠는 언론, 청소년들의 문화 트랜드와 그들의 현재 오프라인(Off-Line) 생활양식도 잘 모르고 소통도 잘 못하면서 청소년의 온라인(On-Line)문화를 규제하고 가르치겠다는 교육당국은 참 어불성설이 아닌가.

이영일 서울특별시청소년수련시설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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