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의회가 중국산 드론의 수입 규제 및 사용 금지를 추진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웨이와 같이 자국의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삼았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이 지난달 27일 중국산 드론을 사용하지 못하도게 하는 내용을 담은 ‘2020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습니다.
관련 법안이 구체화된다면 현재 중국 유니콘 기업이자 글로벌 드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DJI가 타깃이 될 전망됩니다. DJI는 값싸고 높은 성능의 가성비를 내세워 전 세계 산업용 드론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중국의 핵심 IT 스타트업으로 불립니다.
중국은 이전부터 드론산업을 국가 전략 사업으로 규정하고 다양한 진흥책을 내놓았습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서 비롯된 R&D 투자가 시너지를 내면서 오는 2020년 중국 드론시장 규모는 465억 위안(약 7조9175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만약 중국산 드론이 사용 금지될 경우 산업용 드론으로 널리 쓰이는 건설, 교통, 에너지 분야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전망입니다.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DJI는 가성비를 앞세워 단기간에 급속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중국산 드론 사용이 막힌 업체들은 미국 업체의 드론을 사용하거나 우리나라 등 저렴한 비용을 제시하는 업체들을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드론 스타트업에겐 기회가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변수도 작용합니다. 해당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하더라도 대통령 서명을 최종적으로 거쳐야만 본격 시행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휴전을 선언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타이밍이기 때문에 당장의 통과보다 하나의 압박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중국산 드론의 안보 유출 위험성을 경고하며 보안 위협에 대응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습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 사이버안보·기간시설 안보국(CISA)은 지난 5월 드론이 사용자 정보를 침탈하는 대표적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중국 드론 업체를 간접적으로 겨냥했습니다. 드론 제조사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DJI을 지목한 셈입니다.
CISA는 “중국산 드론의 인터넷 장비를 끄거나 SD 카드를 제거해야먄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다”며 “국가 안보에 영향을 주거나 국가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은 소유자의 정보를 탈취당하거나 스파이 행위의 대상이 될 우려가 크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