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문명의 발달은 인류의 삶을 바꿔놓았다. 아늑한 주거지, 편리한 교통, 풍요로운 식량자원 등. 하지만 현대인들은 이런 안락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언제나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모순에 빠지기도 한다. 현대 생태주의의 시초라 불리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845년,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숲속 월든 호숫가로 거처를 옮겨 진정한 ‘나’를 찾는 실험을 한다. 오는 9월 17일 방송되는 KBS ‘100인의 리딩쇼 – 지구를 읽다’ 3부 ‘자연처럼, 살다’에서는 도시의 삶에 갈증을 품고 자연으로 돌아간 사람들과 함께 소로의 ‘월든’을 읽으며, 자연이 알려주는 삶의 행복을 찾아 나선다.
■ 숲속으로 들어간 사람들
아침에 핸드폰 알람음이 아닌, 재잘대는 새소리로 깨어난다면 그 하루는 얼마나 달라질까. 창문을 열었을 때, 회색 빌딩 숲이 아닌 푸른 나무숲이 펼쳐진다면? 가수 박지윤은 온전히 홀로, 자연을 느껴보기 위해 남양주의 한 숲속 작은 오두막을 찾아간다. 2000년대에 누구보다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그녀는 말한다. 과거를 떠올리면 ‘늘 외로웠다’고.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며 자신을 더 알아가고, 내면이 단단해지자 고독함은 사라졌다. ‘내가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하는 소로의 ‘월든’을 지침서 삼아, 숲속을 하염없이 거닐어본다.
■ 자연처럼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라!’ 2년간 문명과 거리를 두고 자연을 벗한 소로의 이 외침은, 자연을 위해 미니멀리즘을 실천하자는 요즘과 닮아있다. 자연을 사랑해 직접 오두막을 짓고 숲속 생활 중인 유상욱 씨와, 35년간 2,000여 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어 숲을 만든 유기춘 씨, 늘 욕심을 경계하며 무소유의 삶을 지향하는 금강스님 등, 자연을 닮고 싶어 숲속의 삶을 택한 다양한 리더(Reader)들을 만난다. 자연을 좇다 어느 순간 자연과 하나가 된 이들에게, 숲에서 발견한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 묻는다.
■ 자연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시에 비해 숲은 단조로울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도시의 소음에 파묻혀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10년간 꿈을 이루기 위해 쉼 없이 달려오다, 숨고르기로 자작나무 숲을 찾은 배우 유유진 씨. 숲지기인 원종호 씨는 그녀에게 숲을 안내하며, 자작나무의 아름다움과, 숲속 생활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둘은 어느새 서른 살의 나이 차를 허물고 친구가 된다. 밤이 되자 찾아온 혼자만의 시간. 고요한 숲은 더 이상 무섭지도, 외롭지도 않으며 자기 자신과 만나는 오붓한 공간이 된다.
제주도 청수곶자왈의 토박이 이영근 씨는 어린 시절 그에게 경이로움을 선사했던 반딧불이를 지키기 위해 직접 연못을 조성하고 관리한다. 이영근 씨의 노력이 더해져 청수곶자왈은 지금까지 운문산반딧불의 국내 최대 서식지로 남아있다. 현대 문명이 잃어버렸던 작은 희망이 깊은 밤, 청수곶자왈에서 빛난다.
곶자왈 생태학교를 운영 중인 문용포 씨는 방과후, 아이들과 함께 숲의 작은 생명들을 찾아간다. 이끼, 버섯 등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들이 커다란 숲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배우며, 작은 것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소로는 ‘월든 가까이에 사는 것보다 신과 천국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한다. 각자의 ‘월든’을 찾아 숲으로 떠난 사람들. 우리에게 전하는 숲의 비밀스런 이야기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본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책 ‘월든’과 함께 현대인이 잃어버렸던 자연을 되찾는 시간. ‘100인의 리딩쇼 – 지구를 읽다’ 3부 ‘자연처럼, 살다’는 17일 밤 10시 25분, KBS1 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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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