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 시대 앞당긴다 … 판 커지는 우주산업

2018-08-08     김상우 기자

최근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 등 우주 관련 스타트업들의 맹활약으로 우주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도화된 기술의 집약체로 꼽히는 우주산업은 지구 대기를 넘어선 외기권의 탐사 및 사용과 관련된 산업을 말한다. 크게 우주기기 제작 분야와 우주 활용 분야로 구분된다.

우주발사체 제작을 위해서는 경량소재, 무선통신, 수소 에너지 등이 결합된 우주항공 관련 융합기술이 필요하다. 세계 각 국은 우주산업이 자동차, 전기, 의료산업 등 다른 산업 발전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큰데다 기술적 주도권을 쥐는 것이 국가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우주산업 관련 기업, 10년 만에 10배 증가

우주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은 최근 정부 주도에서 민간 기업 주도로 추세가 바뀌는 중이다. 민간 기업들은 혁신을 통한 비용절감을 통해 위성발사 서비스와 우주탐사, 우주여행 등의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유럽 등도 민간 기업들의 우주산업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100개 정도에 불과하던 우주 관련 기업은 현재 1000여 개로 늘어나는 등 큰 변화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 세계 우주 산업규모는 약 3445억 달러(385조8400억 원)다. 용도별로 구분했을 때 TV, 모바일, 광대역통신, 위성시스템, 발사대 등의 산업 및 상업용이 76%며 나머지 24%는 정부 우주예산 및 상업용 우주여행이다.

미국의 우주 산업규모는 약 1580억 달러(176조9600억 원) 수준이며 1100억 달러(123조2000억 원)가 인공위성 서비스, 인공위성 제조, 위성 지상 장비 및 발사서비스 등에 의해 발생한다. 지난해 발사된 인공위성 등은 총 469기로 상업용이 292기(62%)다. 나라별로는 미국이 268기로 절반 이상인 57%를 쏘아 올렸다.

최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민간 로켓업체 스페이스X(SpaceX)가 테슬라 전기차를 실은 팔콘 헤비(Falcon Heavy) 로켓을 우주로 쏘아 올려 보조로켓 두 기를 성공적으로 회수했다. 추진 로켓의 재활용으로 비용 감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혁신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스페이스X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보급 및 상용 인공위성 발사 등을 핵심 업무로 삼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2016년 9월 국제우주대회에서 팔콘 헤비 로켓보다 더 큰 빅 팔콘 로켓(BFR)을 만들어 2024년까지 화성에 유인탐사선을 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가 설립한 블루오리진(Blue Origin),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이 이끄는 버진갤럭틱(Virgin Galactic) 등은 민간인 우주여행을 목표로 관련 산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우주여행 상품의 등장도 머지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0년 제프 베조스가 워싱턴주 켄트에 설립한 블루오리진은 우주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로켓인 뉴글렌(New Glenn)과 대형 로켓 엔진인 BE-4를 개발했다.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의 경우 준궤도 재사용 우주선(Suborbital Reusable Vehicle, SRV)을 개발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밖에 노스롭 그루먼(Northrop Grumman Corporation)에서 인수한 오비탈(Orbital) ATK Inc, 보잉(Boeing)과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이 합작해 만든 회사인 ULA(United Launch Alliance),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이 2011년 시애틀에 설립한 스트라토런치시스템(Stratolaunch System), 전 NASA 과학자들이 모여 201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한 플래닛랩스(Planet Labs), 2013년 새크라멘토에서 만들어진 에어로젯로켓다인(Aerojet Rocketdyne) 등이 우주산업에 두각을 보이는 기업들이다.

美, 우주에서 채취하는 자원 소유권 인정

최근 일일 단위로 위성사진을 보여주는 플래닛랩스의 자료를 통해 북한산 석탄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의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처럼 소형 인공위성 시장은 지구 영상 및 통신사업, 날씨예측, 발사사업에 혁신을 가져오는 중이다.

플래닛랩스의 발사 담당 부사장인 마이크 사피안(Mike Safyan)은 언론을 통해 “소형 인공위성은 가격이 저렴하고 크기가 작다는 장점이 있다”며 “스마트폰 업그레이드처럼 인공위성에 지속적이고 즉각적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소형 인공위성에서 생성하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소형 인공위성 및 우주선을 국가 안보계획에 통합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을 발사하는 것은 위험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동안 정부가 주도해왔지만 지난 10년간 미국 정부의 우주개발의 주도권을 점차 민간으로 이양하는 우주정책의 변화로 우주공간의 상업화도 급속히 진행 중이다.

지난 2015년 상업우주발사경쟁력법안(Commercial Space Launch Competitiveness Act)이 미국 의회를 통과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민간 기업이나 개인이 우주에서 채취하는 어떤 종류의 자원이나 광물들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주군 창설 발언과 달 유인탐사를 재개하는 ‘우주정책 지침1’ 행정명령 서명 등이 잇따르면서 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주요국들과 비교했을 때 아직 초기단계에 그치고 있다.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대규모 투자 및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경민 코트라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은 “우주산업은 미국과 중국 정부 등의 지속적 투자와 민간 기업들 주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한국은 투자가 저조하고 정책 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며 “우주산업은 소재, 재료, 물리, 수학, 기계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요한 거대 융합분야이며 한국의 강점인 IT기술을 우주기술개발에 응용할 경우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독자적 우주개발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중장기 투자를 통한 원천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의 우주개발 참여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며 “단계적 계획수립에 의한 선택과 집중 등 강점을 가진 IT분야를 우주기술 융합에 적극 활용, 기술을 보다 세분화해 다른 국가와 공동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SpaceX의 BFR을 이용한 지구 내 여객 운송 시스템(출처: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