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알리바바 회장, “신제조가 무역 질서 새롭게 바꿀 것”

2018-09-20     김상우 기자

20일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이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약속한 미국 내 일자리 100만 개 창출을 전격 취소했다.

“일자리 창출 철회한 이유는?”

마윈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극도로 격화되는 미중 무역전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 회장은 지난해 1월 미국 뉴욕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 앞으로 5년간 알리바바를 통해 미국 내에서 1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 약속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약속은 우호적인 미중 관계와 합리적인 무역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다”며 “그 전제가 현재 지켜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행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같은 날 일자리 100만 개를 약속한 이후부터 그간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고 전했다. 마 회장이 미중 무역전쟁을 20년 동안이나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 이후 하루 만에 이러한 발언을 내놓은 배경도 주목하고 있다.

마윈은 전날 항저우에서 열린 알리바바 클라우드 개발자 대회인 윈치대회 개막식 기조연설에 나서 “(미중 무역전쟁은)단기적으로는 양국의 수많은 사업을 어려움으로 몰아넣을 것이며 결국 중국 기업은 해외 이전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은 어쩌면 20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마윈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 정부를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

마 회장의 발언에 비춰봤을 때 중국 정부와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알리바바의 비즈니스 모델을 알리자는 목적도 깔려있다.

마 회장은 “미중 무역전쟁은 구(舊)제조를 위해 싸우는 것이지만 앞으로 신제조가 무역규칙을 새롭게 정립할 것”이라며 “신제조는 실물과 가상경제의 융합이 아닌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이며 그 경쟁력은 제조 자체가 아닌 제조 배후에 있는 창조적인 사상과 체험, 서비스 능력에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미래 기술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설립한 다모위앤(達摩院⋅다모 아카데미)이 퀀텀(양자) 칩 개발에 착수했고 이를 전자상거래를 비롯해 물류, 금융, 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하기 위한 파트너 확대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추론 칩을 선보일 것이라 전했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것이
중국 정부의 압박에서 비롯됐다는데?”

지난 10일 은퇴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마 회장은 중국 정부와 공산당 간부들로부터 여러 통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중국 정부가 자신을 회장직에서 밀어냈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 못 박았다.

그는 “당 간부들이 ‘왜 은퇴하느냐’, ‘어디 아프냐’는 말부터 심지어 ‘제 정신이냐’고 묻기까지 했다”며 “정부가 나를 회장직에서 밀어냈다는 소문은 전혀 근거가 없고 내가 회사를 떠나고 싶지 않으면 누구도 강요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