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최고의 유행어는 ‘소확행’, 주요 순위는?

2018-12-14     권오성 기자

올해 최고의 유행어는 ‘소확행’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설문조사플랫폼 두잇서베이가 성인 2917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진행했던 ‘2018 유행어 설문조사’ 결과를 14일 밝혔다.

설문 조사 결과 소확행을 비롯해 ‘갑분싸’, ‘인싸’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신조어들이 대거 순위에 올랐다. 의미를 알지 못하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신조어들이 대부분을 차지해 표준어 저해 요인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주요 순위는?
“유행어 1위 소확행, 지난해 욜로 이은 행복과 기쁨 추구 트렌드 여전” 
“갑분싸·인싸 2·3위 차지, “비인기종목 컬링을 알린 ‘영미’ 4위” 

1위로 뽑힌 ‘소확행’(28.8%)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이다. 소확행의 1위 등극은 작지만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라이프 트렌드의 확산을 엿보게 하는 점이다.

지난해는 ‘한번뿐인 인생, 즐기며 살자’는 뜻의 ‘욜로’가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행복과 기쁨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나 이면에는 어려운 현실을 대변한다는 의미가 곁들여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즉 결혼과 출산, 내 집 마련 등 미래에 대한 추구보다 지금 당장의 소소한 행복 추구로 위안을 삼는 젊은 세대의 어려움을 꼬집고 있다는 해석이다.

2위는 ‘갑분싸’가 차지했다. 갑분싸는 ‘갑자기 분위기 싸늘해지다’의 준말이다. 시초는 인터넷 방송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갑분싸를 응용해 ‘갑자기 분위기 OO해지다’로 의미가 확장되기도 했다.

이어 ‘인싸’가 3위에 꼽혔다.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로 타인과 잘 어울리는 사람을 뜻한다. 타인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아웃사이더’(Outsider)와 대조된다. 

최근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고, 극단적인 사건 등을 저지른 이들이 사회부적응자로 나타나면서 인사이더에 대한 가치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다만 인사이더가 긍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주변인이 많은 사람을 비꼬는 부정적인 의미로도 쓰인다.

4위는 ‘영미’다. 영미는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대표팀의 스킵 김은정 선수가 동료 김영미 선수에게 비질을 지시할 때 쓰던 말이다. 

특히 김은정 선수가 영미의 강세만을 조절해 여러 가지 지시가 가능했던 것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비인기종목인 컬링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등 ‘영미 신드롬’까지 불러일으켰다. 

나머지 상위권 순위는?
“원치 않는 정보의 거부감 ‘TMI’, 암호화폐 시장 은어 ‘존버’ 5·6위 등극”
“현타·무엇?·평냉·엄근진 등 7위부터 10위 … 악플러·낚시글·셀카 등도 유행어 등극”

5위는 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인 ‘TMI’이다. TMI는 쓸데없이 많은 정보가 필요치 않다는 의미다. 즉 정보의 홍수인 시대에서 필요 이상의 정보는 사양한다는 의미다. 자세한 정보를 알기보다 감각적이고 단편적인 정보를 선호하는 세태를 보여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6위는 ‘존버’다. 암호화폐 시장의 은어가 순위권에 올라 관심도가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의미는 암호화폐 가격의 반등을 노리고 ‘존X 버틴다’는 뜻이다. 

이외수 작가는 언론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존버 정신을 잃지 않으면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며 은어를 재치있게 풀어냈다.  

7위는 ‘현타’다. 현타는 망상 등에 빠졌다가 실제 현실을 자각하게 되는 때를 의미한다. 실수에 대한 반성 등을 재미있게 표현한 신조어로 볼 수 있다.

8위에는 ‘무엇?’이 뽑혔다. 말 그대로 ‘이게 무엇이냐’는 의미를 두 글자로 함축했다. 어떤 사건과 행동 등 자신의 기준에서 납득이 가지 않을 때 자주 쓰인다.     

9위에는 올해 남북정상회담 당시 단골메뉴로 매스컴을 장식했던 평양냉면을 줄인 ‘평냉’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적잖은 비중을 보여주고 있다.

10위는 ‘엄근진’이다. 엄격, 근엄, 진지의 줄임말인 엄근진은 4위인 영미와 마찬가지로 컬링 대표팀의 경기에서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