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법인세 폭탄? … 영업익 28.6% 16조8200억 원 납부

2019-02-11     이기호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17조 원대에 가까운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대 실적을 매번 갈아치울 만큼 좋은 실적을 낼수록 세금도 더욱 늘어난 셈입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2년 연속 실적 신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법인세 비용은 총 16조8200억 원으로 전년 14조100억 원보다 20.1% 늘어났습니다.

3년 전인 2015년 6조9000억 원과 비교해보면 2.4배 늘어난 수준이며, 10년 전인 2009년 1조1900억 원보다는 14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 연결 기준 영업이익 58조8900억 원 중 28.6%를 법인세로 지출한 결과입니다. 전년에는 영업이익 53조6500억 원 중 26.1%를 냈던 것과 비교하면 2.5%p 증가했습니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나타내는 법인세 부담률(법인세 비용/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도 2017년 24.9%에서 지난해 27.5%로 역대 최고치에 달했습니다. 사업체는 사업연도의 순익을 기준으로 과세소득 금액을 계산하고, 이에 구간별세율을 적용한 법인세 비용(주민세 포함)을 재무제표에 기록합니다. 각종 공제 등의 요인이 있어 실제 납부액과는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법인세 부담률이 크게 늘어난 것은 세법 개정도 작용했습니다. 지난해부터 과세표준 구간 3000억 원 이상에 대해선 최고세율이 종전 22%에서 25%로 높아졌습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5조8010억 원의 법인세 비용을 지출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전년 2조7970억 원 대비 107%나 급증한 비용입니다. 지난 2016년 7.9% 수준이던 법인세 부담률은 2017년 20.8%, 지난해 27.7%까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편 기업들의 법인세 급증 등으로 지난해 정부의 초과세수가 25조 원을 넘는 등 잉여세수가 역대 최대일 만큼 나라 곳간이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실정입니다. 2009년 20위에서 2014년 17위, 2016년 16위, 2018년 7위로 수직상승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