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獨 화웨이 장비 보이콧해라” … 정보 교류 중단 압박

2019-03-12     이수형 기자

미국 정부가 독일 정부에 화웨이 5G 통신장비 도입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장비 도입에 나설 경우 그간 독일과 공유한 정보를 대폭 줄이겠다고 전한 것입니다.

이러한 압박은 서유럽에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 방침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직접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 등 주요 외신은 리처드 그레넬 주 독일 미국 대사가 독일 경제부 장관에게 화웨이 통신장비를 도입할 경우 미국 정보기관과의 단절을 각오해야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통보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화웨이 통신장비의 정보 유출 가능성이 높다며 자국을 비롯해 서방 동맹국들에게 도입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독일 통신규제기관인 연방네트워크기구가 화웨이를 5G 장비 구축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독일이 전선에서 이탈하게 된다면 프랑스, 영국 등 서유럽 주요국들도 이탈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게 됩니다.

실제 독일 외에도 영국과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은 미국의 화웨이 보이콧에 동참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습니다. 화웨이 보이콧에 참여하는 대표국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꼽힙니다.

WSJ는 “미국이 독일에 안보 협력까지 거론하며 강력히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유럽 안보기관들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 정보력에 크게 의존해 왔기 때문에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독일이 5G 인프라 구축에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국과 독일이 공유하는 모든 정부가 중국에 모두 흘러들어간다는 의미”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화웨이는 지난 7일 미국 텍사스연방지법에 미국 정부를 상대로 화웨이 장비 도입 금지 해제를 요구하고 해당 조치가 미국국방수권법(NDAA) 제889조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궈 핑 화웨이 순환회장은 "미국 의회는 화웨이 제품의 사용을 제한한 근거를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해당 제한 조치는 위헌일뿐 공정경쟁에서 화웨이를 배제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손해"라고 말했다.

궈핑 화웨이 순환 회장은 성명서에서 “미국 의회는 화웨이 제품 제한을 위한 어떠한 근거도 내놓지 못했다”며 “우리는 화웨이 제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법정에서 다투는 방법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봤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