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CP 언론사 힘 실어주기 … ‘자승자박’ 족쇄될까

2019-04-11     강희영 기자

네이버가 앱 구버전 이용자를 대상으로 그린닷이 도입된 신규 버전을 기본 설정(디폴트값)으로 적용하는 작업을 11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사실상 이전 버전 사용을 막고 새 버전을 강제 적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네이버는 지난 3일 네이버 안드로이드 앱과 모바일 웹에 신규 버전을 적용했습니다. 현재 모바일 네이버 전체 방문자의 50%가 새로운 버전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웹의 경우 85%의 이용자가 새로운 버전을 이용하고 있다며 새 버전 정착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자평입니다.

특히 네이버 성장의 1등 공신인 뉴스 콘텐츠를 다변화해 소비 패턴을 바꾸겠다는 의지입니다. 현재 새로운 버전에서 언론사 뉴스를 구독하는 이용자는 900만 명 이상이며 구독 건수는 3600만 건을 넘어섰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전재료를 지급하는 콘텐츠제휴(CP) 언론사 40여 개에 국한해 뉴스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당 언론사들은 일명 ‘가두리 방식’인 인링크로 네이버 안에서 뉴스를 보여주고 나머지 언론사들은 해당 언론사에서 뉴스를 확인할 수 있는 아웃링크입니다. CP 언론사에 힘을 실어주고 나머지 언론사들은 배제하면서 뉴스 소비 양극화에 앞장서는 모습입니다.

이번 새로운 버전은 지난해 ‘드루킹’ 사건으로 인해 네이버가 언론 조작의 대표 창구라는 비난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로 시작했습니다. 자발적인 의지보다 정치권의 압박과 이용자들의 항의가 빌미가 된 어쩔 수 없는 개편이었습니다.

네이버는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고 언론 조작이라는 오명을 벗겠다며 새 버전의 핵심이 모바일 첫 화면에서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 콘텐츠를 뺀 것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페이지를 넘기면 뉴스 콘텐츠와 실시간 검색어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첫 화면 하단에 있는 ‘그린닷’ 버튼을 누르면 언제든지 이전 버전과 똑같은 뉴스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당초 구글과 같이 검색 기능을 강화하면서 뉴스 콘텐츠 중심의 페이지를 탈피한다는 면과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네이버 이용자 대다수가 뉴스 콘텐츠 소비를 위해 방문하는 현실과 한계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네이버는 구글과 검색 경쟁력에서 한참 뒤지고 있기 때문에 뉴스 콘텐츠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며 “아웃링크 방식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한계성은 결국 지속적인 문제를 불러올 것이며 자승자박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