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룡 IT ‘화해 물결’ … 구글-아마존, 동영상 분쟁 청산

2019-04-19     이수형 기자

최근 애플과 퀄컴이 법적 분쟁을 종료하고 전격 합의에 나선 가운데 이번에는 글로벌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 시장의 강자인 구글과 아마존이 갈등을 청산하고 협의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미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구글과 아마존은 각각의 플랫폼 등에 자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우선 구글은 아마존의 ‘파이어 TV’(동영상 스트림 재생장치)를 연결한 기기에서 유튜브 앱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구글의 동영상 재생장치인 ‘크롬캐스트’가 탑재된 기기에서도 아마존의 ‘프라임 비디오’ 앱을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프라임 비디오는 구글의 동영상 재생장치 안드로이드 TV와 연결된 기기에서도 호환이 가능합니다.

구글과 아마존의 갑작스런 협력은 시장 상황에 대한 전략적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양사는 그동안 주요 사업 부문에서 겹치는 영역이 많아 숱한 신경전을 벌여왔습니다.

구글은 지난 2017년 말 아마존의 파이어 TV를 비롯해 화면이 달린 스마트 스피커 ‘에코 쇼’에서 유튜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구글의 이러한 방침은 아마존의 급격한 성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짙었습니다.

이에 아마존도 자사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 스피커 ‘구글 홈’과 무선 방범 카메라 ‘네스트 카메라’ 등 구글 제품을 퇴출시켰습니다.

이후 양사는 지속적으로 신경전을 벌이며 강경한 자세를 취했으나 돌연 협업으로 나서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등 주요 매체들은 양사의 협업 배경으로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을 꼽았습니다.

실제 넷플릭스가 글로벌 시장의 영향력을 더욱 넓히는 상황이며 월트디즈니컴퍼니를 비롯해 애플도 콘텐츠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스트리밍 사업에 뛰어드는 중입니다.

경쟁자들의 강력한 부상에 구글과 아마존이 소모전을 벌였다간 시장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서로에 대한 견제보다 지금은 스트리밍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창출을 노리는 게 더 낫다는 판단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양사의 협력이 그리 오래가진 않을 것이란 견해도 내놨습니다. 구글과 아마존 모두 주력 사업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아 맞대결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입니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다시 결별을 택하고 치열한 경쟁 구도로 돌아설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