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서울에 ‘5G 오픈랩’ 구축 … 보안논란 우회전략

2019-04-22     이수형 기자

화웨이가 내달 서울에 5G 오픈랩(서비스개발센터)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화웨이가 서울에 5G 오픈랩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 시장을 5G 서비스 거점으로 택하면서 아시아 시장의 5G 인프라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화웨이는 올 초 글로벌 5G 시장 공략을 목적으로 유럽과 중동, 아시아 등 3개 지역에 5G 오픈랩을 구축하고 현지 기업들과 협력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서울에 5G 오픈랩을 설치하고 5G 기술과 부품 생산에 나서는 기업들을 위해 통신 장비 테스트를 지원할 방침입니다. 칩셋과 장비, 단말기 등 5G와 관련된 화웨이 기술을 전폭적으로 지원합니다. 또한 5G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아시아 국가와 통신사들에게도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화웨이는 현재 40여개의 글로벌 통신사들을 대상으로 5G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5G 오픈랩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의 5G 기술력과 서비스를 널리 알리겠다는 청사진입니다.

화웨이는 당초 5G 오픈랩을 느긋하게 준비할 계획이었으나 우리나라의 5G 상용화 시작과 맞물려 시기를 대폭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G 글로벌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입니다.

화웨이가 서울을 5G 오픈랩 최초 개설 지역으로 택한 것도 중국 내 사정과 무관치 않습니다. 중국은 현재 1위 통신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이 5G 서비스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파수 할당 등 기술적 문제로 차질을 빚으면서 올해 말에나 5G 서비스가 시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5G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화웨이는 미국 시장 공략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의 백도어(사용자 인증 없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 위협을 걸고넘어지며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도 미국 정부의 입김에 따라 일부 국가들이 화웨이 5G 장비 도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외적 환경은 서울을 5G 서비스 요충지로 택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습니다.

현재 화웨이는 LG유플러스에 5G 장비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을 통한 통신 관련 제품 구매가 106억5000만 달러(약 1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중 무역 규모의 6.6%를 차지할 만큼 큰 손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가 미국 시장의 정면 돌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우리나라를 교두보로 삼는 우회전략을 택하고 있다”며 “화웨이 보안 논란이 첨예하지만 막강한 바잉 파워를 앞세우고 있어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어떠한 실리 작전을 펼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