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하고 또 설립? … 크립토피아 창업자 ‘간 큰’ 행보

2019-05-28     강희영 기자

암호화폐 상승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익을 노린 사기 행각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최근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해킹 공격으로 파산을 선언한 뉴질랜드 암호화폐 거래소 크립토피아의 창업자 아담 클락이 새로운 암호화폐 거래소 ‘아세틀린’(Assetylene)을 설립한다고 전했습니다.

크립토피아는 올 1월 해킹 공격으로 약 1600만 달러(약 190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가 도난당했고 지난 15일 거래소 문을 닫았습니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투자자 피해 보상안도 내놓지 못한 상태입니다.

크립토피아는 해킹을 당한 뒤 도난당한 암호화폐가 크립토피아 전체 자산의 9.4%에 불과하다며 충분히 수습가능하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해킹 사고 이후 곧장 운영을 재개했지만 돌연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27일에는 암호화폐 전문 매체 머클이 크립토피아가 해킹 피해 관련 데이터베이스(DB) 백업 파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크립토피아가 DB 관리를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업체에 위탁했고 200만 달러의 서비스 이용비용을 체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위탁 업체는 크립토피아가 체납비를 계속 내지 않을 경우 DB를 삭제할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사실상 보안을 등한시하고 이익에만 골몰했던 ‘먹튀’ 거래소로 판명되는 장면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크립토피아 창업주가 또 다른 거래소를 설립하겠다는 것은 연이은 범죄에 나서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비판입니다.

더욱이 아담 클락은 트레이드사토시의 시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한 경력을 살려 새 거래소 아세틀린에 트레이드사토시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레이드사토시를 이용하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거래소를 단숨에 만들어낼 수 있어 일명 ‘먹튀’를 계획한 신생 거래소에서 많이 애용한다는 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도 먹튀 거래소 문제가 잇따르며 투자자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1억 원에 달하는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 신생 거래소의 현란한 이벤트에 현혹되지 말고 거래소의 보안성과 재무적 상황을 잘 살펴봐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단기간의 이익에만 집착해 거래소를 오고가며 단타에 집중하는 투기 세력도 먹튀 거래소 조성에 한몫하고 있다”며 “최근의 암호화폐 상승장은 2017년 광풍 때와 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현명한 대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