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땅콩] ‘조국 이전’과 ‘조국 이후’, ‘내 차례’

2019-09-25     김민철 기자

[CBC뉴스ㅣCBCNEWS] 검찰이 세밀하게 조국 법무장관의 집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이번 압수수색이 관심을 끈 것은 정경심 교수나 가족이 아닌 조국 장관을 직접 겨냥했다는 추측 때문인데요. 

세간에선 이번 ‘열한시간’의 압색에 대해 조국에 대한 스모킹건 찾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이 밝힌 열한시간의 이유는 압색 도중 두 차례 추가영장을 받기 위해 대기하느라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입니다. 

또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다려달라는 조 장관 측 요청이 있어 압색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 장관 집에 들어가 보지 않았지만 우리네 사는 곳을 중심으로 사고를 넓혀 본다면 베란다에 쌓아 놓은 잡동사니들, 다용도실에 수북한 허접떼기들 애들 방이나 아빠 방에 있는 컴퓨터들의 풍경이 보입니다. 

아파트에 비밀공간이나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남모르는 지하실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성의 범주를 넘어선 생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 최고의 비밀 보안 공간이라고 해봐야 물건이나 금품을 두는 캐비닛이나 금고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라는 공간은 땅이 없어 파묻을 곳도 없습니다. 숨길만한 천장도 없습니다. 아마도 검찰 압색에서 중점을 둔 것은 집안 내에 있는 컴퓨터가 중심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가정이 나옵니다. 조국은 두가지 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조국이전'과 '조국이후'라는 버전입니다. '역대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 과 '조국 장관'의 차이도 있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요소로 인해 지체된 시간이 있지만 한식을 시켜 먹으면서 현직 법무부 장관의 사십평대 자택의 공간을 조사한 사례는 처음일 것입니다. 

시쳇말로 한다면 이정도의 시간과 인원이 투입됐다면 확보할 수 있는 자료는 다 확보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큰 저촉이나 저항없이 영장대로 일을 수행했다면 장애요소도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시간과 인원으로 찬찬히 세심하게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듯이 체크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정해보자면 ‘조국이전’은 그에 대한 공정성이 크지 않았다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속일 수 있고 기만이 가능한 환경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국 이후’를 본다면 도저히 어느 것 하나 속이거나 거짓을 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조국 이후’란 조 법무장관과 식구나 지인들이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대상에 오른 이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국이 법무부 장관이 된 이후 업무를 보기 시작할 때부터는 꼼수를 피거나 거짓수를 펼치기에는 특수부의 레이더가 용납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국의 검찰개혁이 정당성을 확보하고 투명하다는 것은 대검 특수부가 입증한 셈이 됐습니다. 이미 조국은 서치라이트에 원심에 걸린 격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다니는 곳이나 하는 행동은 모두 의심의 대상이며 조사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국 이후에 행동이 더욱 정당성을 갖는 것은 역설적이지만 '특수부 보증'에 의해서입니다. 물틈새 없는 감시망이 조국 행위를 견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조국의 검찰개혁이 사심을 갖기 어려운 것도 바로 이런 특수 감시 상황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국은 검찰 압색 이후 '조국 이후'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새로운 '면허'가 생긴 셈인데 ‘검찰 진짜 수술’에 더 깊이 메스를 갖다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ㅣ씨비씨뉴스 = 이의진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