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땅콩] '소부장', 최태원과 '디멘션 시그널'

2019-10-08     김민철 기자

[CBCNEWSㅣ씨비씨뉴스] '소부장'입니다. 회장도 사장도 전무도 상무도 아닌 ‘부장’이 가장 절실하고 필요합니다. '소부장'은 소씨 성을 가진 어느 기업체의 부장이 아닙니다.

소부장은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을 묶어 부르는 신조어입니다.

최근 가장 핫한 경제관련 용어가 '소부장'입니다. ‘문제는 경제야’가 아니고 ‘문제는 소부장이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탈일본의 핵심 개념은 소부장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부장은 바꿔 말하면 경제애국의 핵심어입니다. 

일본수출규제 대응을 넘어 기술 원료 자립을 위한 미래 포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은 소부장 규제를 통해 한국의 '중추'를 잡겠다는 기획을 시도했습니다. 

한국의 '중추'라는 것은 대기업군 제조업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대기업군 제조업체는 세계적인 명성과 판매 실적에도 불구하고 내실 있는 소재 부품 조달처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대기업군은 낮은 자체조달률에 대한 내부적인 문제의식조차 희박했습니다. 항상 종속된 체제나 가마우지 체계 속에서도 문제의식을 절박하게 인식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외적인 성장에 불구하고 의존도가 너무 높았던 것인데요. 일본 본색을 알지 못했던 기업은 이제 자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술 과학의 산실인 KIST에서 국무회의를 열면서 기술독립을 강조했습니다.

이제 경제의 화두는 사실상 소부장 살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관의 주도로 이뤄질 수는 없습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성공한 것이 정부나 관의 관여가 아닌 민간차원에서 이뤄진 것처럼 민이 시작해야 한다. 소부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이 부산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과는 별개로 민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논리에 대입한다면 민이 경제주체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주도적으로 문제의식을 느끼고 만성적인 대일의존도를 벗어나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본팬터지에서 벗어나야 산다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부장이 성공하려면 재계 서열 5위내의 빅 5중 하나가 움직여야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재계 빅5가 신토불이의 중요성을 깨닫는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부장은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는 오너급 총수가 뒤를 책임진다는 ‘발언’이 있어야 활성화 될 수가 있습니다. 일본이 타깃으로 삼은 업종은 한국 수출의 젖줄인 반도체였습니다. 반도체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총수가 정부 측에 사정을 할 것이라는 계산 하에 이런 압박카드를 꺼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SK의 총수인 최태원 회장은 일본의 셈법과는 다른 대응을 했습니다. 일본의 무리한 압박카드에 대기업 최초로 ‘자립화’라는 개념으로 맞선 것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래를 위한 반도체 생태계를 바꿀만한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누군가는 해야 할 조치였습니다. 

아울러 최태원 회장은 최근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의 행보는 재계로 부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가 상품가치를 좌우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기본 개념의 경영관은 사생활에도 깊이 녹아들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 차녀인 최민정 씨를 통해 최 회장은 다른 선택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최민정 씨는 해군 장교로 복무를 하고 다시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최민정 씨는 청해부대 소속인 충무공 이순신함에서 근무했습니다.

최민정 씨는 대리급으로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고 합니다. 당시 최민정 씨의 해군입대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최민정 씨가 해군소위로 임관한 날 웬만한 재벌가 남자보다 낫다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재벌가 딸중에서 최민정 씨는 처음으로 군대에 입대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민정 씨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된 것은 재벌가의 병역 면제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와 병역면제를 동시에 받은 진정한 신의 아들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십대 재벌 600여명중 미국출생자가 100여명이라고 합니다.

최회장은 자녀관에서도 ‘창조적변화’를 보여줬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이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떤 ‘신호’를 먼저 읽은 감지한 자의 감(感)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키를 ‘방향’이나 ‘목표’보다는 ‘디멘션’으로 잡은 것 같습니다.   

선제적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이나 사회적 가치 전파, 딸의 해군장교 복무 등은 한 대기업의 ‘시그널’의 폭을 읽게 해줍니다.

 

[진행ㅣCBC뉴스 = 권오성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