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겉으로 드러나는 북한발언들의 이면

2020-01-04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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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NEWSㅣ씨비씨뉴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이 제재를 풀어주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간다’라고 한다. 미국을 겨냥한 ICBM도 쏘겠다는 태세다. 김 위원장이 공언한 연말시한을 넘기면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의 이목이 ‘김정은의 선택’에 쏠려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른바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을까? 

4일 밤 8시 5분 방송되는 KBS 1TV ‘시사기획 창’에서는 북중 접경지대와 러시아 현지취재를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북한발언들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전망을 그려보고자 한다. 

트럼프 발 고강도 대북제재 2년이 지나면서 북한의 외화난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제재로 인한 엄청난 대중 무역적자를 메꾸기 위해 국가가 나서서 밀수를 하는 ‘국가밀수’ 현장이 최초로 공개된다. 중국의 묵인 하에 북한 노동자 파견 등에서 유엔제재를 편법으로 회피하는 현장도 취재했다. 지금까지 식당에서만 일하던 북한 여종업원들이 안마방과 목욕탕, 호텔 등에 진출해 업종다각화에 나서고 있었다. 

그러나 유일한 탈출구인 중국의 묵인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취재 결과, 중국 묵인 배후에는 사실상 미국의 양해가 있음이 드러났다. 제재의 목적은 북한 경제를 고사시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외화난을 비롯한 경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 최초 공개) 외화고갈 위기 北, 국가밀수에 나서다

압록강 상류에서는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국가밀수 현장을 최초로 공개한다. 밤 11시 정적을 깨고 강 건너 북한 혜산 강변도로에 못 보던 트럭들이 나타났다. 취재진은 차를 돌려 강 건너편에서 트럭들을 추적했다. 북측 강변엔 탑차와 컨테이너 차량 등 대형 트럭 10여 대가 줄지어 서있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탑차에 실린 것은 광물, 컨테이너 트럭에 실린 것은 수산물 등이다. 유엔제재로 인해 수출이 금지된 품목들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세관원과 국경수비대, 보위대 사람들까지 나온다. 세관을 통째로 옮겨온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국가가 밀수품들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통제하면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 챙겨간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국가밀수’다. 북한 내부에선 ‘국가밀수’라고 부른다. 원래 국가 몰래 하는 것이 밀수다. 그런데 제재로 외화난이 가중되자 인해 국가가 직접 밀수에 개입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 외화난 北, 해외인력 업종다각화로 대응...안마업소까지 진출
 
유엔 재제에 따라 여공, 식당종업원 등 북한 해외인력들이 공식적으로는 철수했다. 그러나 중국에는 교육생, 단기체류 등의 명목으로 남아 있는 인력들이 많다. 중국의 묵인 하에 북한은 새로운 돈줄을 찾아 새로운 업종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중국의 안마방이다. 연길의 한 안마방에 북한 여성들이 취업했다는 제보를 받고 잠입했다. 안내데스크에 서툰 중국어를 하는 20대 북한 여성들이 중국식 복장을 입고 일하고 있었다. 

안마를 하느냐고 물었더니 ‘조선 사람들은 안마 같은 거 안 합니다’라고 한다. 실제로 한족 안마사가 들어와서 부항을 뜨고 중국식 안마를 해주었다. 그 건물 지하의 사우나에도 같은 복장의 북한 여성들이 안내를 하고 있었다. 각국에서 북한 식당들이 문을 닫고 외화획득에 타격을 입게 되자 업종 다각화에 나선 것. 봉사원들의 복장도 한복에서 중국풍으로 바꾸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눈에 잘 띄는 단동의 북한 식당들은 문을 닫아 겉으로는 북한 인력들이 빠져나간 것처럼 보이지만, 여종업원들의 복장을 양복으로 바꾸는 등 북한 색채를 지우고 조용히 새로운 업종으로 진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려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외화사정이 얼마나 다급한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